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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건우 11회 결승 2루타, 삼성에 설욕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8-28 23:20


두산 박건우의 모습.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06

두산이 연장혈투 끝에 삼성에 설욕했다.

두산은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11회 터진 박건우의 결승 좌월 적시 2루타와 민병헌의 연속 타점으로 삼성을 5대3으로 제압했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7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빛이 바랬다.

두 팀 모두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삼성은 1, 2회 만루의 찬스에서 단 1점만을 뽑아냈다. 두산 선발 허준혁의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난 점도 있었지만, 삼성 타선의 결정타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1-1 팽팽한 동점 상황에서 삼성은 최형우와 이승엽의 솔로홈런 두 방으로 리드를 다시 잡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6회 박해민이 2개의 도루를 연거푸 성공시키며 1사 1, 3루의 황금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나바로가 2루 도루에 실패한 뒤 최형우가 삼진을 당했다. 8회에는 선두타자 이지영이 중전안타를 쳤다. 그러나 김상수가 스리번트에 실패하며,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했다. 결국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은 6회 박건우의 적시타로 3-2로 추격했다. 또 8회 1사 1, 2루 상황에서 정수빈이 좌중월 적시타를 때렸다. 하지만, 2루 주자 박건우는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민병헌도 홈을 노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 결국 민병헌이 3루로 되돌아오는 사이, 타자 주자 정수빈이 이미 3루 가까이 와 있던 상황. 결국 민병헌은 협살에 걸렸고, 아웃됐다. 역전할 수 있었던 찬스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3-3 동점 상황. 삼성이나 두산이나 모두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총력전이었다. 두산은 노경은 진야곱에 이어 마무리 이현승을 투입했다. 삼성 역시 선발 차우찬에 이어 필승계투조 심창민과 안지만을 내세웠다. 3일 연속 투구였다.


특히, 안지만은 괴력을 보였다. 이날 8회 1사 이후 등판, 10회까지 깔끔하게 두산 타선을 막았다. 2⅔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연장 10회 사실상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혼신의 역투로 오재일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결국 선발에서 중간계투로 전환한 뒤 한 경기 최다인 62개의 공을 뿌렸다.

0의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삼성은 11회초 안지만에서 정인욱으로 교체했다. 1사 이후 김재호가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중전안타를 쳤다. 허경민은 희생번트. 이날 뛰어난 타격 컨디션을 보인 박건우는 정인욱의 커브를 그대로 통타, 좌월 결승 적시타를 쳤다. 민병헌 역시 중전 적시타로 기세를 올렸다. 박건우는 이날 3타점을 집중, 개인 한경기 최다 타점을 기록하며 수훈갑이 됐다.

삼성 역시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두산은 11회 이현승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가 선두타자 김상수를 삼진처리, 쉽게 가는 듯 했다. 하지만 구자욱이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대타 박한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한이는 함덕주의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1사 1, 2루. 여전히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는 박한이의 안타.

하지만 나바로의 타구는 그대로 위로 솟구쳤다. 내야 플라이가 됐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2사 1, 2루. 하지만 아직도 삼성의 추격은 끝나지 않았다. 최형우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2사 만루가 됐다. 한 방이면 동점, 역전도 가능한 상황. 박석민이 당긴 타구는 큰 바운드를 그리며 허경민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허경민은 그대로 3루 베이스를 터치했다.

전광판에 찍힌 시각은 23시19분. 무려 4시간49분의 혈투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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