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우려가 현실로'. 상처뿐인 18연전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8-24 07:08


2015 KBO리그 kt위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넥센 선수들이 kt에 9대10 역전패 당한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19/

애초 5할이 목표였다. 월요일 휴식이 두 번이나 없는 스케줄. '죽음의 18연전'이라고들 했다. 루틴이 박살 났다. 생체 리듬에도 혼선이 찾아왔다. 이동 거리가 길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 그런 위로는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넥센이 18연전을 7승11패로 마치며 순위 싸움에서 한 걸음 뒤쳐졌다.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쉼 없이 달려온 선수들.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하늘이 원망스럽다. 5할 승률로 버티면 9월 한 번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4패를 더 떠안으며 시즌 성적이 59승1무53패가 됐다.

상처뿐인 나날이었다. 18연전의 첫 경기인 4일 목동 KIA전이 끝났을 때만 해도 선두 삼성과의 승차는 4.5게임이었지만, 23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삼성과의 승차는 10게임으로 벌어졌다. 더욱이 2위 NC(65승2무44패)와의 승차는 7.5게임, 3위 두산(61승49패)과도 3게임 차이가 난다. 때문에 "올해 4위는 큰 의미가 없다. 2위가 힘들다면 무조건 3위를 해야 한다"는 목표에도 수정펜을 들어야 할 상황이다.

코칭스태프가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마무리 손승락이 잇따라 무너진 게 뼈 아프다. 물론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난타 당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2일 잠실 LG전에서 3-3 동점이던 9회 등판해 4타자에게 3안타 1볼넷으로 난타 당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에 앞서 19일 수원 kt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팀 승리를 날려 먹었다. 넥센은 18연전 11패 가운데 필승 계투조가 4패를 기록했는데, 손승락이 3패, 조상우가 1패다. 즉, 이들만 평소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7승11패가 아닌, 11승7패가 됐다는 얘기다.

야수들도 집중력이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넥센 선수들이 좀 지쳐있는 것 같다"는 조범현 kt 감독의 평가, 그대로였다. 염경엽 감독은 이 기간 제대로 쉬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훈련 시간을 대폭 줄이고, 한 번은 경기 전 훈련 자체를 하지 않는 파격 조치까지 취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나오지 않아야 할 실책이 승부처마다 쏟아졌다. 그럴 수록 투수를 흔들렸다.

실책은 지난 17일 두 번째 월요일 경기인 목동 롯데전부터였다. 첫 번째 월요일 경기(10일 대구 삼성전)는 그나마 버틸 만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면서 야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는 의미다. 넥센은 17일 실책 1개를 시작으로 18~19일 수원 kt전 4개, 20~21일 목동 SK전 2개, 22~23일 잠실 LG전 3개를 저질렀다. 그것도 상당수가 실점으로 연결되는 치명적인 실책이었기 때문에 팀에 끼치는 데미지가 상당했다.

지옥 같은 20일을 보낸 넥센은 이제 모처럼 월요일 휴식일을 보내고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25일부터 kt와의 홈 2연전을 시작으로 롯데, KIA와는 원정 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만일 이번 주도 승수보다 패수가 많을 경우 4위 자리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강정호의 공백과 토종 선발진의 부진, 부상 선수 속출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잘 버텨온 넥센 선수단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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