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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4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유희관이 7회말 2사후 강민호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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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넘어, 최다승과 20승까지 가능하다.
두산 베어스의 좌완 에이스 유희관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3시즌 연속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상무를 제대하고 복귀한 2013년 10승(7패1세이브3홀드)을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지난해 12승(9패)을 거뒀다. 올해는 22경기에 등판해 15승3패, 평균자책점 3.16. 다승 1위에 평균자책점 3위다. 이제 베어스의 에이스는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가 아니라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스피드에 관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트렸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30km가 안 되는데도 정교한 제구력,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박한다. 현재 KBO리그에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다. 최근 3년간 크게 달라진 게 없어보이는데도 위력이 배가됐다. 무엇이 최고 투수 유희관을 만들었을까.
다양한 종류의 공을 능수능란하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아 넣는 능력은 KBO리그 최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에 SK 코치로 유희관을 밖에서 봤는데, 올해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면서 공끝의 힘을 칭찬했다. 일반적인 투수에 비해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회전수가 많아 위력적이다. 직구 종속이 좋고, 변화구의 각이 예리하다는 설명이다.
투구 외적인 면도 도움이 됐다. 기본적으로 지난 2년간의 경험이 확실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시즌 초에 운이 따랐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 뒤진 상황에서 강판된 경기가 몇번 있었는데, 타선이 터져 역전에 성공해 패전을 면했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투수들은 이런 분위기에서 묘한 자신감, 힘을 얻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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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대1로 승리한 후 두산 유희관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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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뒷심 좋은 타선이 유희관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것이다. 초반을 잘 넘기면 제 페이스로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는 유희관이다. 게임 집중도가 남다르다.
지난 9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그런데 유희관은 1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는 6일 잠실구장 외야에서 러닝을 하다가 발목을 접질렸다. 훈련 스태프의 등에 업혀 라커로 이동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병원 검진 결과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분명히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유희관은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예정된 9일 LG전에 등판했다.
김 감독은 "사실 LG전 때도 발목이 안 좋았지만 본인이 고집해 나갔다. 올스타전을 전후해 휴식이 필요했는데 쉬지 못했다. 공을 '쓱쓱' 쉽게 던지는 것같지만 피로가 누적됐을 것이다.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길게 가려면 아껴 써야 한다. 막상 경기가 닥치면 이게 쉽지 않다. 김 감독은 "휴식을 주려고 해도 경기에서 지면 이기고 싶어서, 이기면 연승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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