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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처리 아닌가?"
그렇게 롯데전에서 다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시즌 4승째를 따냈다. 6이닝 1실점.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좋다. 하지만 절대 만족해하면 안되는 경기였다. 안타 9개를 맞고 볼넷 2개를 내줬다. 경기가 흐름대로 풀렸으면 초반부터 대량 실점을 했어야 하는 경기. 하지만 롯데 타자들이 배영수를 도왔다. 찬스 때마다 나온 3개의 병살타와 1개의 홈 객사가 배영수를 살렸다. 점수가 나야할 상황에 계속 점수가 나지 않자 롯데 사기는 떨어졌고, 전날 대역전승을 거둔 한화쪽 분위기가 살기 시작했다. 롯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도 이 분위기 싸움에 휘말렸다. 5회 1사 1루 상황서 딱 1개의 실투를 던졌는데 그게 정근우의 역전 결승 투런포가 됐다.
배영수는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정확한 제구와 변화구로 상대를 요리하는 투수다. 하지만 이날 경기도 어깨에 과하게 힘이 들어간 모습.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포수 저 앞에 박히는 원바운드 공도 나오고, 강하게 던진다는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정타를 허용했다. 그나마 베테랑의 경험으로, 위기 때 집중력을 발휘해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땅볼을 유도한게 결정적이었다. "패전처리 투수처럼 던져라"라는 김 감독의 조언을 배영수가 승리의 기쁨 뒤에서 되새겨야 할 밤이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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