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어렵겠어요? 제가 그 마음 다 알죠. 그래서 더 웃어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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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은 후반기 들어 신인 투수 3명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 입단한 95년생 20세 동갑내기 김민우와 김범수, 그리고 지난해 입단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박한길(21)이 주역들이다. 김민우는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맡고 있고, 김범수와 박한길은 중간계투로 나온다. 하지만 이들도 시즌 내에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있다. 김 감독은 "이제 더 순위싸움이 치열해 질 텐데, 그러려면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박한길도 선발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세 투수는 힘은 넘치지만, 경험은 턱도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들을 믿음직하게 이끌어줄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역할에 최적화 된 인물이 바로 프로 18년차 포수 조인성이다. 실제로 조인성은 김민우의 첫 선발 등판 때 4⅔이닝 노히트 1실점 호투를 이끌어낸 바 있다. 김민우가 흔들릴 때는 마운드 위에 적절히 올라가 넉넉한 '아빠 미소'를 앞세워 격려의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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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사실 어린 후배들 입장에서는 선배들이 어려워 주눅이 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투수는 자신감있게 던져야 합니다. 그래서 나 역시 후배들이 자기의 가장 좋은 공을 던지도록 조언하고 있죠. 후배들이 그 말대로 잘 따라오고 힘이 실린 공을 던져줬을 때는 포수로서 쾌감도 있어요"라며 '아들뻘' 후배들과의 호흡이 즐겁다고 밝혔다.
시즌 전반기에 종아리와 옆구리 등 많은 부상에 시달렸던 조인성은 최근 옆구리 부상이 회복된 이후 타격감과 송구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드디어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하게 된 셈이다. 후반기 11경기에서 타율이 3할3리로 좋아졌다. 떨어졌던 자존심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록들보다 지금 조인성에게 중요한 건 '어린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지는 것이다. 조인성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투수가 잘 돼야 팀도 잘되고, 나도 잘 되는 거에요. 후배들이 더 좋은 공을 던지도록 돕는 게 결국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인 거죠." 후배들을 바라보는 조인성의 넉넉한 '아빠 미소'는 앞으로도 오래 이어질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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