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강력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6월까지도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파이어볼러'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한 것이다. 당장 미치 탈보트 한 명이 버티고 있는 선발진에 큰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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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 종료 후 선수단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Esmil Rogers, 29세)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신장 192cm, 몸무게 90kg로 평균 150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2003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입단하여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210경기에 출전하여 19승 22패 방어율 5.59 를 기록했다. 올 시즌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33이닝 1승1패 방어율 6.27 삼진 31개 볼넷 14개를 기록하였으며 마이너리그AAA에서는 선발로 7경기 출전하여 1승 1패 방어율 3.38 삼진 28개 볼넷 12개를 기록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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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저스의 영입과 관련해 '고비용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는 지난 1일 로저스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연봉을 '70만달러'라고 소개했다.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이 자체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외신발로 로저스의 정확한 몸값이 제시됐다. 미국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로저스의 몸값을 '100만달러'라고 밝혔다. 스포츠 에이전시 MDR스포츠도 공식 SNS 계정에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한화의 정규시즌 잔여 경기수는 이제 49경기다. 로저스가 5일 로테이션을 꼬박 지킨다고 가정했을 때 9~10경기, 최대 12경기 정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경기 수로 따져보면 분명 로저스의 연봉은 역대 최고에 해당한다. 지나친 투자가 아닌가라는 문제제기가 나올 개연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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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 종료 후 김성근 감독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Esmil Rogers, 29세)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신장 192cm, 몸무게 90kg로 평균 150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2003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입단하여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210경기에 출전하여 19승 22패 방어율 5.59 를 기록했다. 올 시즌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33이닝 1승1패 방어율 6.27 삼진 31개 볼넷 14개를 기록하였으며 마이너리그AAA에서는 선발로 7경기 출전하여 1승 1패 방어율 3.38 삼진 28개 볼넷 12개를 기록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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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로저스의 영입과 관련한 비용 논란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하나는 프로 구단, 특히 '한국형 프로야구단'의 기본적인 속성 때문이다. 일단 프로 구단의 목적은 '성적'이다.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무모하고 지나치게 보이는 투자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오버페이'로 비난받지만, 그를 통해 성적을 낼 경우 '현명한 투자'로 평가가 수정되는 일이 다반사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구단의 현명하지 못한 투자 방식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더군다나 한국 프로야구단은 메이저리그와 달리 모그룹의 지원에 의해 운영된다. 구단이 자체적으로 하나의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무리 성적이 중요하더라도 구단의 재정 상황을 초과하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오클랜드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이다. 한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최적의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단은 굳이 '머니볼'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팬들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을 불만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한화는 최근 수 년간 리그 최하위에 머물던 팀이다. 그러다 올해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이래 '꼴찌 탈출'을 뛰어넘어 포스트시즌을 노릴 위치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투자를 망설이다가 팀이 추락한다면 구단의 자존심은 물론, 팬들의 마음도 크게 상처받을 수 있다. 결국 로저스의 영입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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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 종료 후 유니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Esmil Rogers, 29세)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신장 192cm, 몸무게 90kg로 평균 150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2003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입단하여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210경기에 출전하여 19승 22패 방어율 5.59 를 기록했다. 올 시즌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33이닝 1승1패 방어율 6.27 삼진 31개 볼넷 14개를 기록하였으며 마이너리그AAA에서는 선발로 7경기 출전하여 1승 1패 방어율 3.38 삼진 28개 볼넷 12개를 기록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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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과다 지출'이라는 건 결국 현 시점이 아니라 나중의 결과로 평가받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KBO리그에는 수많은 외국인 선수가 거쳐갔다. 이 중에는 거물도 있었고, 무명도 있었다. 몸값도 천지차이였다. 비공식적으로 100만달러를 넘긴 선수가 수두룩했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시즌을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돌아간 선수가 부지기수다. 더구나 계약 내용에 따라 한 경기도 뛰지 않았으면서 몸값은 고스란히 챙겨간 선수도 많다.
롯데 자이언츠와 2013년 계약했다가 캠프 도중 부상으로 퇴출된 스캇 리치몬드는 현재 '70만달러'의 계약보장액을 돌려달라며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나마 롯데 구단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는 케이스다. 이전까지 '조기퇴출' 외인선수 대부분은 당당하게 계약 보장액을 다 받고 돌아갔다. 국내 구단들이 심한 표현으로 '호구짓'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비용 대비 효율성이 지극히 떨어질 경우에는 '과다 지출'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로저스가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면 '과다 지출(오버 페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뛰어난 활약을 하는 선수가 더 많은 돈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화의 로저스 영입에 대한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하는 게 맞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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