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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 와이번스). 1988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2007년 함께 프로 무대에 들어섰다.
최근에도 맞대결 기회가 있었으나 등판이 엇갈렸다. 김광현은 지난달 24~25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이 우천으로 잇달아 취소되면서 28일 광주 KIA전 선발로 나서게 됐다. 그런데 앞서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나갔던 양현종도 4일 휴식후 등판을 적용받으면 이날 SK전 선발이 가능했지만, KIA는 그에게 하루 휴식을 더줘 김광현과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올시즌 전반기에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양현종을 후반기 들어 김광현이 조금씩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현종은 전반기 내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최강 에이스로 이름을 떨쳤다. 반대로 김광현은 전반기 들쭉날쭉했을 뿐만 아니라 막판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1군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김광현이 힘을 내면서 둘의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김광현은 7월 이후 등판한 4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했다. 한때 4점대를 넘었던 평균자책점을 어느새 3.19로 낮춰 이 부문 4위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 4경기 연속 6⅔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과시했다. 김광현이 전반기에 비해 나아진 것은 완급조절이다. 이날도 8회까지 던지면서 맞혀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아꼈다. 후반기 들어 제구력 안정은 물론이고 체인지업 구사능력도 한층 섬세해졌다. 경기 후 김광현은 "투구수를 많이 줄여서 긴 이닝을 던진게 좋았고, 체인지업으로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한 것이 소득이었다"고 했다.
반면 양현종은 7월 이후 선발등판한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05로 다소 주춤하는 형세다. 2개월여 동안 이어가던 1점대 평균자책점이 공교롭게도 지난달 29일 SK전에서 무너졌다. 당시 양현종은 2실점한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내보내고 강판했는데, 후속 윤석민이 적시타를 맞고 두 점을 그대로 허용해 자책점이 4개로 늘어났다.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전에 구원등판해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2.01. 여전히 압도적인 1위다.
그러나 양현종은 여름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이 보이는 게 사실이다. SK전에서 직구 구속은 138~146㎞에서 형성됐다. 전반기 한창 시점에서 150㎞를 넘나들던 스피드가 감소한 것은 7월 4일 kt 위즈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강판한 뒤다. 양현종은 이후 11일을 쉬고 7월 16일 LG전에 등판해 5⅔이닝 1실점으로 건재를 과시하며 승리를 따냈고, 후반기 첫 등판인 23일 삼성전에서도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승리를 챙겼다. 이후 SK전에서도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줬다. 구속보다는 코너워크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여름 징크스'를 이겨내고 있다.
이날 현재 두 선수는 똑같이 10승으로 다승 공동 4위에 올라있다. 평균자책점서는 토종 투수 1,2위다. 김광현이 양현종을 추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양현종이 다시 독주체제를 마련할지 후반기 흥미로운 관전포인트중 하나다. 더욱이 KIA와 SK는 공동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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