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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 던지면 되는거야. 그렇지. 그렇게 손목을 살려서."
그 사이 이재학이 김선우 위원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특유의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곁에 섰다.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둘은 2010년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재학이 신인일 때 김선우는 에이스였다. 까마득한 후배의 애교 섞인 인사를 받은 김 위원. 어깨를 두드려주며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5연패는 나도 해봐서 알아. 이럴 때는 더 웃고 장난쳐야 돼."
그러던 중 이민호가 나타났다. 뭔가 부탁을 하려는 듯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선배님, 저 투심 좀 가르쳐 주십시오." 오른손에는 이미 공 하나를 쥐고 있었다. 김 위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이리로 와봐." 그렇게 원 포인트 레슨은 시작됐다. 그는 양복 상의도 벗어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김 위원은 "손가락을 벌려 잡지 않아도 된다", "밀어 던지지 말고 찍어 던져라" "손목을 틀 필요가 없다" 등 자신의 노하우를 모두 전달했다. 이민호를 앉혀 놓고는 직접 던져 떨어지는 각을 느껴보게도 했다. 그는 "살짝 살짝만 떨어뜨려도 타자는 위압감을 받는다. 괜히 손목을 쓰다가는 너의 좋은 직구가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한 동안 양복 상의를 들고 있던 이재학 차례. "전 커터가 궁금합니다." 이번에도 김 위원은 "검지 끝으로만 살짝 챈다는 느낌으로 던지면 된다", "채는 순간 손목은 이렇게" 등 핵심적인 내용을 전달했다. 이재학도 곧장 비슷하게 던지는 시늉을 했다.
레슨을 마친 김 위원은 "나는 그냥 원리만 설명할 뿐이다. 투수들은 손 끝 감각이 전부 다르다"며 "결국 자신 만의 방식으로 던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 위원과 오래 생활한 포크볼러 이용찬(상무)이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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