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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등판이었다.
하지만 장원준은 호투했다. 경기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고군분투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장원준은 2일 잠실 삼성전에 등판, 7이닝 6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상승세를 완벽히 차단하는 경기내용이었다.
최형우와 이승엽에게 연속 안타. 이지영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1회를 겨우 넘겼다. 추가점을 내줬다면, 분위기 상 매우 어려운 경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좋지 않은 컨디션이 2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백상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악성 볼넷'이었다. 3연패 중인 상황에서 선취점을 내줬다. 여기에 곧바로 선두 타자 볼넷이었다.
하지만 박찬도를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도루하던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김상수에게 또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구자욱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또 다시 위기를 넘겼다.
4회 1사 이후 이지영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추가점을 내준다면 역시 분위기를 내줄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백상원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두산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3루 주자 이지영은 홈으로 쇄도하지 못했다. 박찬도의 타구는 2루수 앞 직선타로 잡혔다. 호수비와 행운이 겹쳤다. 그러나 결국 장원준의 노련함과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이는 순간들이었다.
마운드에서 장원준이 고군분투하자, 두산 타선이 응답했다. 4회까지 피가로에게 완벽히 막히던 두산 타선. 5회 선두타자 양의지가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오재일이 피가로의 높은 패스트볼을 통타, 우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홈런을 폭발시켰다.
장원준은 6회부터 커브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삼성 타선에 더욱 많은 혼란을 줬다. 양의지의 노련한 리드와 장원준의 관록이 합쳐지는 장면이었다. 결국 7회 백상원과 대타 채태인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김상수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미 투구수는 113개. 하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장원준에 대한 믿음과 최근 불안한 두산 중간계투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두산 벤치의 의도였다.
하지만 장원준은 선두타자 구자욱에 우전안타를 맞았다. 여기까지가 장원준의 역할이었다. 이후 무사 만루 상황에서 이현승이 최형우의 삼진과 이승엽의 병살타로 무실점. 장원준은 결국 1실점이 최종기록이었다. 총 투구수 117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완벽하게 제 역할을 다 한 장원준.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지는 경기내용이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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