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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해외파 참여 부정적 기류 아쉽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7-08 10:05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국가대표로 국가가 부르면 지체없이 달려와야 한다. 메리트를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인 의무는 해야 나중에 진짜 어려울 때 할말이 있다. 해외파 선수들도 모두 국제대회로 과거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이다. 아프지 않은 이상 와야 한다. 리그(팀)에서 허락하지 않아도 참가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오는 11월 열리는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선수구성을 놓고 하도 답답해 심경을 털어놨다.

벌써부터 선수구성 난항이 예상된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 겸 기술위원장은 "해외파 소집도 염두에 두고 선수구성을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해외파까지 총망라된 '드림팀'이 구성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기류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우승팀인 삼성 류중일 감독과 준우승팀인 넥센 염경엽 감독이 적극적인 선수 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국내 최고선수 선발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해외파 소집은 난제다.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조선DB
일본에서 활약중인 이대호(소프트뱅크)와 오승환(한신)의 경우 일본이 개최국이고 다수의 일본 프로최고선수들이 일본대표팀에 합류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구단이 막을 명분은 없다. 메이저리그는 프리미어12와 다소간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에 구단에서 장려할 리는 만무하다. 선수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KBO 이사회가 최근 국제대회에서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은 향후 5년간 국제대회에 참가해야한다는 규약을 만들었지만 소급적용은 아니다.

류현진(LA다저스)은 어깨수술을 했기에 오고 싶어도 못 온다. 추신수(텍사스)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2013년 WBC 당시 새로운 팀 신시내티 적응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병역혜택이 걸린 대회에는 구단에 읍소하며 참가했던 추신수였다. 2013년 새로운 팀적응이라고 하지만 같은 메이저리그 팀이다. 장원준이 롯데에서 두산으로 FA이적을 앞두고 부산생활과 서울생활의 차이를 들어 대표팀 차출에 손사래를 쳤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당시 국내팬 상당수는 국위선양이라는 명분 아래 추신수의 맹활약을 기대하며 편의를 봐주라는 의견도 내놨다. FA를 앞둔 추신수를 배려했다.


텍사스 추신수. ⓒAFPBBNews = News1
사실 류현진과 강정호도 국제무대에서 자신들의 주가를 올린 측면이 있다. 다양한 야구 적응력을 스카우트들이 눈여겨 봤다. 국제대회 출전이 국가의 부름에 대한 의무만은 아니었다.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인식의 차이다. 병역혜택을 받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예로 들면 선수들은 '내가 잘해서 금메달을 조국에 안겼으니 당연한 병역혜택을 받았다'는 생각이 아예 없진 않다. 이미 의무를 다했다는 생각도 있는 듯 하다. 매번 국가대표 소집에 주위사람들에게 "난 할만큼 하지 않았나"라며 하소연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어차피 규정상으로는 불이익이 없고 팬들의 비난 목소리는 시간이 흐르면 뚝뚝 반감되고, 해외리그에서 약간만 활약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환호성을 지른다는 것을 선수들은 너무 잘 안다. 애국심은 옆에서 부추긴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야 한다. 마지못해 참가해 분위기를 흐리고, 이런 저런 불평만을 늘어놓는다면 더 큰 문제다. 국가의 부름에 흔쾌히 응한 이들이 손에 쥔 최선을 다한 성적표, 태극기 앞에 당당할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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