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는 곧 경쟁력이다. 이건 모든 스포츠에 해당하는 진리다. 상대에 비해 단 1m라도 더 전진하는 팀에게 그만큼의 승리 기회도 다가온다. 그래서 현대 야구에서는 팀의 스피드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곤 한다. 그런 선수가 팀에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주찬이 이런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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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할을 김주찬이 했다. 그것도 배트가 아닌 발로 만들어냈다. 이는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홈런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더군다나 한화가 첫 득점을 올리면서 성큼성큼 추격할 채비를 차리던 딱 그 시기다. 타이밍이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3-1로 추격당한 KIA의 5회말 공격. 1사 후 타석에 나온 김주찬은 한화 두 번째 투수 김기현이 던진 공에 왼쪽 발 부근을 맞았다. 공이 원바운드 성으로 날아온 명백한 실투다. 타자도 사실상 이런 공에 맞으면 데미지가 적다. 김주찬은 별다른 어필없이 1루로 걸어나갔다.
결국 KIA는 1사 1루의 낮은 득점 찬스를 김주찬의 발 덕분에 1사 3루의 높은 확률로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김주찬은 유유히 홈을 밟았다. 사실상 이 점수야말로 한화의 추격의지를 꺾으면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결정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김주찬의 스피드는 올해 KIA가 후반기 대도약을 노릴 수 있는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다. 김주찬은 올해 도루가 겨우 5개 뿐이다. 하지만 결코 발이 느려서 도루를 많이 하지 못한 건 아니다. 한때 김주찬은 리그 최정상급 도루능력을 지닌 타자였다. 최근에는 부상을 피하기 위해 잘 뛰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김주찬이 누상에 나갔을 때 상대팀은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이런 능력은 분명 KIA를 지금보다 더 위로 올라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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