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희망고문'을 끝낼 때다. '금세 돌아오겠지', '다음에는 잘 하겠지'와 같은 현실성 없는 희망은 더 이상 갖지 않아도 될 듯 하다.
|
김 감독은 송은범이 올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이유에 대해 "모든 게 다 안되어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모든 것'에는 기술적인 요소와 정신적인 요소가 전부 포함된다.
기술적으로는 단조로운 레퍼토리에 따른 경기 운용미숙, 그리고 피니시 동작 때 팔스윙을 마지막까지 빠르게 하지 못하는 점 등이 지적됐다. 투구 레퍼토리가 단조롭다보니 상대 타자들에게 쉽게 패턴을 읽히고, 또 공을 던질 때 폼이 무뎌지기 때문에 구위도 떨어진다는 지적. 레퍼토리가 읽힌 상황에서 구위마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배팅볼 투수'밖에 될 수 없다.
결국 이 두 가지 차원의 문제를 뜯어고치기 전까지는 1군 무대에서 활용할 수 없다는 게 김 감독의 결론이다. 또한 송은범이 현재 '기약없는 트레이닝'을 치르고 있는 배경 요인이다. 아무리 지금의 모습이 형편없다고 해도, 송은범은 분명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재능이 있는 투수다. 게다가 34억원이나 주고 영입한 투수를 그냥 버릴 수도 없다. 그래서 일단 현재의 손해는 감수하고서라도 미래를 위한 재개발에 들어간 형태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솔루션도 명확히 만들어놨다. 일단은 전담 코치가 붙었다. 현역시절 '제구력의 달인'으로 불렸던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 이상군 코치가 송은범을 맡았다. 투구폼의 개조와 더불어 슬라이더를 업그레이드 하는 중. 슬라이더는 원래 송은범의 주무기였다. 그러나 좀 더 강한 위력을 낼 수 있도록 이 코치에게 다시 배우고 있다. 신구종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김성근 감독은 "포크볼 같은 떨어지는 구종을 하나 만들어두라고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재무장이 필수다. 김 감독은 "어떻게든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를 묶고 있다. 한화에 와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술적인 면과 정신적 부분의 동시 개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올해 송은범을 1군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이유다. '사라진 FA' 송은범의 현재 상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