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문선재, ‘선구안’ 갖추고 날아오를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6-03 09:09 | 최종수정 2015-06-03 09:10



LG가 모처럼 웃었습니다. 2일 마산 NC전에서 18:5로 대승해 4연패에서 벗어났습니다.

승부처는 LG가 0:2로 뒤진 2회초였습니다. 한나한과 이병규(7번)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가 왔지만 양석환이 삼진으로 물러나 주자들은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나온 문선재는 0-2의 절대적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 연속 유인구를 골라내 볼넷을 얻었습니다. 평소 불리한 카운트에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쉽게 방망이를 내 삼진을 당하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그가 볼넷을 얻어 1사 만루를 만들자 최경철을 비롯해 3명의 타자가 적시타를 터뜨려 LG는 4:2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3회초에도 문선재는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와 0-2의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 2개의 파울을 만들어내는 등 변화구에 쉽게 당하지 않는 면모를 선보였습니다. 그는 8구 끝에 낮은 공을 걷어 올려 안타를 만들어낸 뒤 중견수 이종욱이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자 2루까지 파고들어 2루타를 만들었습니다. 문선재는 이날 경기에서 2루타 2개를 치며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습니다.

문선재는 상무에 복무했던 2011년 퓨처스리그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해 호타준족의 자질을 과시했습니다. LG로 복귀한 뒤 2013년에는 93경기에 출전해 0.267의 타율 4홈런 25타점으로 팀의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4년에는 22경기에 출전해 0.150의 타율에 홈런 없이 4타점에 그쳤습니다. 혹독한 2년차 징크스와도 같았습니다. 빠른공에는 강점이 있지만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상대가 집요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입니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5월 27일 잠실 kt전이었습니다. 이날 문선재는 4회말 1사 1루 볼 카운트 2-2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건드려 병살타로 물러났습니다. 그는 헬멧을 던지며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표출했습니다. 양상문 감독은 후에 인터뷰에서 문선재의 투지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뒤이은 6회말 2사 2루에서 문선재는 초구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 유인구를 골라낸 뒤 2구 스트라이크존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습니다. 골라내야 할 변화구와 쳐야 할 변화구를 구분해 결과를 만든 것입니다.

다음날인 27일 잠실 kt전부터 6월 2일 마산 NC전까지 문선재는 5경기 연속 볼넷을 얻었습니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으로 인해 좀처럼 볼넷을 골라내지 못하던 약점을 보완했습니다.

문선재는 장타력과 주루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된 선수입니다. 선구안까지 갖춘다면 자신의 벽을 넘어서는 진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LG에는 귀한 호타준족 스타일의 우타자인 문선재가 선구안을 완전히 몸에 붙일 경우 향후 팀 내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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