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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구가 수상하다, 타고투저 완화됐는데 홈런은 증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6-03 10:33 | 최종수정 2015-06-03 10:33


프로야구 공인구가 내년엔 하나의 공으로 통일된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극심한 타고투저 해소와 프로야구 질 저하에 대한 우려. kt 위즈의 합류로 10구단 시대를 맞은 KBO리그에 주어진 과제였다.

지난해 전체 타율 2할8푼9리, 576경기에서 1162홈런. 화끈한 타격, 대량득점에 환호했지만 '투타 불균형'에 따른 걱정이 컸다. 선수층이 빈약한 상황에서 10구단이 출범해 '경기의 질 저하'를 예상한 야구인들도 많았다. 그리고 시즌이 개막하고 두 달이 흘렀다.

경기 질 저하 여부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다고 해도, 승률 1할대에 머물고 있는 신생팀 kt의 경기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기록상 타고투저는 어느 정도 완화됐다.

지난해 팀 타율이 2할8푼9리였는데, 6월 2일 현재 2015년 시즌 타율이 2할7푼2리다. 지난해보다 무려 1푼7리가 떨어졌다. 평균자책점도 5.21에서 4.88로 좋아졌다.

물론, 온전히 투수력 향상에 따른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시즌에 스트라이크존이 빡빡하다는 불만이 있었는데, 올해들어 다소 넓어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한 kt 영향도 있다. 상하위타선 모두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 kt는 6월 2일 현재 팀 타율이 2할4푼4리다. 반면, 넥센 히어로즈가 팀 타율 2할9푼2리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NC 다이노스를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가 2할8푼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 3점대 팀이 없었는데, 삼성이 3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6.35를 기록해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가 올해는 5.24를 마크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6점대 팀도 사라졌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올시즌 최다 피홈런을 기록중인 삼성 장원삼. 2일 롯데전 4회초 강민호에게 중월 2점 홈런을 허용한 장원삼이 허탈한 얼굴로 외야를 바라보고 있다. 포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투타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데,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타고투저 완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홈런이 늘었다. 지난해 경기당 2.01개였는데, 올해 258경기에서 535개가 터졌다. 경기당 2.07개다. 타율이 떨어지고 평규자책점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홈런이 줄어야하는데도, 미세한 수치지만 증가한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타자들이 집중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파워를 키웠다고해도, 또 신생팀 kt 착시 요인을 감안해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야구계 한쪽에서는 공인구의 반발력을 의심한다. 규정된 반발력계수 허용 수치에 맞췄지만 현재 KBO리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인구 중 상당수가 실제로 배트 중심에 맞았을 때 더 멀리 날아간다고 말한다.

한 야구용품전문제조사 관계자는 "규정 수치에 맞췄다고해도 어디까지나 국내 검사 통과 기준에 맞췄을 뿐이다. 공의 중심에 위치한 고무 코어와 양모, 면모, 가죽을 저가 원자재로 쓰면 단가를 낮추면서 규정 범위 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공은 타자가 한 번만 배트로 때려도 모양이 변형되고 방망이로 쳤을 때 날아가면서 거리가 증가한다. 국내사 대부분이 중국에서 공인구를 주문해 공급하고 있는데, 일본 프로야구 통일구 공급사인 미즈노의 제작방식에 비해 부실하다. 제작 공정을 줄여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미즈노사 공의 경우 코어를 감싸는 양모, 면모가 자연 반발력을 만들어 내는데, 국내 브랜드 제품은 탄성 고무를 사용해 반반력계수 수치를 맞춘다
KIA 김민호 코치가 야구공으로 저글링을 선보이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는 설명이다.

물론, 미즈노사와 같은 수준의 품질의 공을 제작하려면 단가를 높여 주문하면 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롤링스사가 코스타리카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즈노는 중국 직영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최근 공인구 반발력과 품질에 의문을 나타냈다. 타구가 빨라졌고, 공 상태가 들쭉날쭉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해도 그랬지만 올해도 배트 중심에 맞지 않은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 4개사가 KBO리그 10개 구단에 공인구를 납품하고 있다. 올해 반반력계수 허용치가 넘는 공을 공인구를 공급해 문제가 된 업체도 있었다. KBO는 내년 시즌부터 단일구를 도입할 예정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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