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의 홈런 중 이승엽의 기억에 남는 최고의 홈런은 무엇일까.
이승엽에겐 아직도 생생하다는데 많은 이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홈런. 바로 이승엽의 데뷔 첫 홈런이다. 지난 1995년 5월 2일 광주구장에서 뽑아냈다. 상대는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이강철(현 넥센 히어로즈 수석코치). 6회초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당시 프로 데뷔 15경기만에 친 400홈런을 시작하는 홈런. 이승엽은 "지금도 그 기억은 생생하다.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고 얼떨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2년 시즌의 마지막 타석에서 날린 홈런도 잊지 못한다. 행운으로 만들어진 그 홈런이 바로 홈런왕을 차지하게 한 것이었다. 당시 이승엽은 현대 심정수와 치열할 홈런왕 대결을 펼쳤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둘의 홈런 수는 46개로 동률. 10월 20일 광주 KIA전에서 이승엽이 홈런을 치지 못하면 둘은 공동 홈런왕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승엽은 부담감 때문인지 제대로 타격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공동 홈런왕이 되나 싶었는데 5-2로 앞서던 삼성이 8회 5-5 동점을 허용했고 경기가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13회초 역사가 이뤄졌다. 앞선 6번의 타석에서 볼넷 1개에 그쳤던 이승엽은 오봉옥의 3구째를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이승엽은 47개의 홈런으로 역대 처음으로 4번째 홈런왕이 됐다.
이승엽에게 또하나 지워지지 않을 홈런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은퇴전까지 꼭 400홈런을 달성하고 싶다"고 했던 바람이 이뤄질 날이 다가온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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