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승엽 대디' 이춘광씨 "아들 기록도 언젠가는 깨져야 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6-02 10:36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씨는 언젠가는 아들의 대기록도 깨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한국 야구가 발전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지난 2006년 이승엽이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뛸 때 아버지 이춘광씨가 아내 이송정씨와 함께 관전하는 모습이다.
스포츠조선DB

"반갑고 설렌다. 아들의 기록도 언젠가는 다음 사람들에게 깨져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9)의 아버지 이춘광씨는 아들 이상으로 유명세를 타는 인물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야구 대디'다. 항상 겸손하고 아들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공하는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이춘광씨는 2일 오전 포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엽은 2일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KBO리그 첫 통산 400홈런에 도전한다. 이승엽은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에서 통산 399홈런을 치면서 400홈런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대구에 살고 있는 이춘광씨는 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고맙고 반갑다. 아들의 수많은 홈런을 봤지만 막상 대기록을 코앞에 두고 있어 또 기분이 좋다. 포항의 지인들이 안 오느냐해서 이렇게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이 1995년 삼성으로 프로 입단 후 팔꿈치가 아파 바로 타자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버지는 투수로 입단한 아들이 선발 투수로 성공하는 걸 기대했다. 그런데 팔꿈치가 아파서 당장 피칭 훈련을 할 수 없었고, 당시 박승호 타격코치(현재 NC 다이노스)의 조언으로 6개월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타격 훈련을 했다. 이춘광씨는 "아니 팔꿈치가 아픈데 무슨 훈련이냐. 그런데 아들하고 전문가들이 쉬는게 지루할 수 있다면서 하고 싶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승엽이 400홈런을 넘어 선수 은퇴하기 전까지 50홈런을 더 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야구 경기를 거의 다 챙겨본 준 전문가라고도 볼 수 있다. 이승엽의 타격 자세만 보고도 몸이 어디가 안 좋은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춘광씨는 "몸이 안 아프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승엽이가 일본에 안 갔더라면 지금 몇개까지 쳤을 것으로 보냐고 자꾸 주변에서 묻는다. 그 수치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일찌감치 400홈런을 넘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이승엽의 통산 홈런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춘광씨는 "요즘 승엽이 후배 선수들 중에도 박병호나 강정호 같은 선수는 참 좋다. 잘 친다. 승엽이 기록도 언젠가는 깨져야 한다. 그래야 한국 야구가 발전하는 것이다. 기록은 다음 사람이 깨라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