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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엔트리없었던 홍성흔, 벤치클리어링 가담 적절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5-28 07:40 | 최종수정 2015-05-28 07:41


NC와 두산의 벤치 클리어링 장면.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선발 에릭 헤커와 두산의 주장 오재원에서 시작된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

27일 NC-두산전에서 7회에 일어난 일이다. 1루 베이스 근처에서 해커는 "get in the box(타석에 들어서)"라는 도발적인 멘트를 날렸고, 오재원이 강하게 맞받아쳤다.

이때 양 팀 벤치는 우르르 몰려들었다. 두산은 장민석과 김현수를 필두로 해커 쪽으로 돌진했고, NC 역시 1루 베이스 근처에 있던 테임즈와 포수 김태군이 해커를 보호하기 위해서 감싸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홍성흔이었다. 그는 해커에게 거칠게 달려들면서 여러차리 소리쳤다. 옛 동료 NC 손시헌과 팀동료 오현택 등이 말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여기에서 의문점이 생긴다. 홍성흔이 어떻게 벤치에 앉을 수 있었을까.

그는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1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심리적인 안정감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라는 의도로 2군행을 결정했다.

그는 28일 정상적으로 1군에 등록된다. 이 부분은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홍성흔은 이미 26일 1군에 합류, 창원 NC와의 3연전에 동행하고 있었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을 하는 팀동료를 상대로 베팅볼을 던져주기도 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그는 경기 중 벤치에 앉을 수 없다. 때문에 벤치 클리어링에 가담하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어긋난다.


하지만 국내프로야구에서는 상대팀 사령탑이 용인하면, 경기 중 벤치에 앉는 것은 문제가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플레이오프 때였다. '양준혁 벤치 논란' 사건이다.

당시 양준혁은 시즌 도중 대구 SK전에서 은퇴경기를 치렀다. 포스트 시즌에서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준혁은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에서 줄곧 벤치를 지키며 팀동료들과 함께 했다. 절친했던 당시 두산 김경문 감독과 삼성 선동열 감독. 상대팀 김 감독의 배려로 양준혁은 벤치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두산을 5차전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SK 김성근 감독은 "양준혁이 벤치에 앉는 것은 유능한 코치 한 명이 앉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양준혁이 벤치에 앉으면 안된다. 왜 이런 선택이 (KBO가 아닌) 나에게 오는 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국 상대팀 벤치의 용인 하에서 벤치에 앉을 수 있었던 양준혁은 한국시리즈에서 그러지 못했다.

이 부분은 특수한 경우다. 보통 페넌트레이스에서 1군 엔트리에 말소된 선수들이 1군 경기를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상대팀 사령탑의 배려 하에 실전에서 벤치에 앉는다. 홍성흔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교롭게도 벤치 클리어링이 터졌고, 팀내 최고참 홍성흔은 주도적으로 가담했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애매할 수 있다. 이미 상대팀에서 홍성흔이 벤치에 앉는 것을 용인한 상황. 벤치 클리어링이 터졌을 때, 팀내 최고참으로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은 과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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