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6연승을 내달리다 주춤, 찰리와 이재학 등 선발 원투펀치가 무너지고, 5월 들어 중심타선도 침묵했다. 이대로 중하위권에 둥지를 트나 했는데 NC는 반전 드라마를 써내며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제9구단, 지난해까지 '막내'라 불렸던 NC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나. 이미 1군합류 2년차에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NC.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에는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막판에는 순위가 떨어질 것이다'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끝까지 저력을 잃지 않았다. 신생팀 어드밴티지(외국인 추가보유, 1군엔트리 1명 추가)가 끝나는 2015시즌이 분수령으로 여겨졌지만 NC는 이마저도 뛰어넘고 있다. 27일 두산전 승리로 창단 최다인 7연승을 내달리며 1위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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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 그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신생팀 NC가 단기간에 리그 강팀으로 자리잡진 못했을 것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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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의 특징은 다양하다. 두터운 선수층과 끊임없이 팀체질을 개선시키는 삼성 야구, 파이팅이 넘치고 박빙 승부처에서 자주 승리하는 두산 야구, 무시무시한 방망이 파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넥센 야구. 그렇다면 NC는? '팀워크' 외에 달리 설명할 단어가 없다.
김경문 NC감독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번트대기 싫어하는 '덕장'으로 소문 나 있었지만 옆에서 보면 상당히 꼼꼼한 사령탑이다. 선수들의 심리상태와 몸상태를 면밀히 관찰한다. 후보선수 한명 한명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대표적인 것이 간판타자 나성범과의 밀당이다. 지난해 3할타율-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나성범이 해이해질까 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때로는 무덤덤하게, 때로는 혹독하게 나성범을 다그친다. 포근하게 감싸안는 마음, 시련과 정면으로 부딪히게 내모는 단련, 사랑은 여러 얼굴을 지녔다. 손민한 기용법에서도 김 감독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다. 등판 간격을 띄엄 띄엄 운영한다. 심하면 열흘을 넘길 때도 있다. 잘 던져도 사령탑은 욕심내지 않는다. 40세인 손민한의 나이와 체력을 감안한 조치다. 박명환과 번갈아 4,5선발을 맡기면서 둘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 덕분에 팀은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 김 감독은 까다로운 남자지만 잣대가 확실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의 의도를 오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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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강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NC 테임즈. 성격도 좋고, 친화력도 좋다. 국내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야구기술을 전해주는 데도 인색함이 없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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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는 NC의 홍복이다. 테임즈는 말이 필요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3할5푼(4위), 17홈런(1위), 53타점(2위). 어마어마한 방망이로 10개 구단 최강의 4번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성격도 무던하고 친화력도 좋다. 지난 26일 듣도보도 못한 사이클링 홈런에 도전할 기회가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테임즈를 빼고, 조평호를 교체출전시켰다. 휴식도 주고, 새로운 선수에게 적응할 시간도 부여하기위함이었다. 한편으론 그날 3연타석 홈런을 친 테임즈에게 평정심을 유지시키려는 의도도 있었다. 역대로 다혈질인 외국인 선수는 많았다. 테임즈는 당시 조치에 화를 내기는 커녕 "개인기록보다는 팀이다. 팀이 이겨 기쁠 뿐"이라며 멋드러진 소감을 밝혔다. 개인을 희생하고 팀을 생각하는 모습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밖에 없다. 외국인투수 해커는 6승1패에 2.80의 평균자책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찰리(4승5패 5.47)가 부진하지만 외국인선수 3명의 성적을 종합하면 10개구단 최고로 손색없다. 외국인선수는 잘 뽑는 것이 첫 번째지만 관리도 잘 해야한다. 문화가 다르고, 홀로 타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할 경우가 많다. NC는 이들을 가족의 일원으로 품었다. 야구선수가 못할 때는 100가지 이유를 둘러 대지만 잘할 때는 늘 빠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나는 나를 인정해주는 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외국인선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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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설명이 필요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NC 이호준. 한국나이로 마흔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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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손민한의 예를 들었지만 이호준(39)의 활약을 빼놓고는 올해 NC를 얘기할 수 없다. 타율 0.333(11위)에 13홈런(공동 5위), 56타점(1위). 타점은 벌써 웬만한 선수의 한시즌 타점에 육박한다. 베테랑 이호준과 신예 나성범 박민우가 조화를 이루고 지석훈 등 의외의 인물들이 새로운 히어로가 되고 있다. 이들이 끌고, 미는 사이 NC는 엄청난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아직은 시즌 중반, 고비인 7,8월이 남아 있지만 저력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갖는 순간 선수들의 잠재력은 폭발하게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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