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처럼 뽑으면 안 되는 건가?"
선수도 팀도, 감독도 불운하기만 하다. 힘들게 새로 뽑아 겨우 4경기에 썼을 뿐인데 덜컥 다쳐버렸다. 다시 얼굴을 보려면 적어도 한달 반은 기다려야 한다. 그럼 7월이다. 그때라도 오면 그나마 다행. 한화 이글스와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의 불운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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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 한화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SK에 7대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한화 선수들. 김성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폭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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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는 한화가 나이저 모건을 일찍 퇴출시킨 뒤 어렵게 데려온 타자다. 지난 17일에 한국에 들어왔고, 들어온지 이틀만인 19일에 1군에 합류했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선 것은 2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부터. 이날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뒤 23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4경기를 소화했다. 공수에서 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다쳤다. 23일 경기에서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하다가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앞쪽 근육이 7㎝ 가량 찢어졌다고 한다. 재활에 6주 판정을 받았다. 한화가 6월 한 달을 외국인 타자 없이 치러야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김성근 감독의 실망감은 크다. 김 감독은 26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폭스에 대해 "푹 쉬게 생겼다. 재활에 4~6주가 걸린다고 하는데, 허벅지 근육이 찢어진 것을 감안하면 6주 후에나 온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겨우 4경기만에 외국인 타자가 이탈하자 김 감독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듯 하다.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렇게 프로농구(KBL)에 있는 '외국인 선수 일시대체제도'를 듣더니 "그거 야구에서도 하면 안되나. 이렇게 갑자기 다치면 우리는 꼼짝없이 선수를 못 쓰게 된다"고 했다. 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에 한해 임시로 교체를 허용해준다.
김 감독은 그런 제도가 대만 프로야구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아예 대만처럼 외국인 선수를 뽑으면 되지 않나"라는 말을 했다. 대만 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에 비해 몸값이 저렴하다. 인플레가 없다. 또 한국처럼 연봉 계약 보장이 없어서 부상이나 부진으로 퇴출되면 잔여액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한마디로 자유롭게 구단 사정에 따라 선수를 뽑을 수 있다는 뜻. 대만리그의 예를 든 것은 폭스가 엔트리에서 사라진 점에 대해 김 감독이 얼마나 아쉬워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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