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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김광현이 에이스의 품격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단순히 승수가 많아서가 아니다. 팀이 정말로 승리를 필요로 할 때 혼자의 힘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래서 에이스다. 연패 상황서 선발로 등판하는 투수들의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김광현과 같은 에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상대 선발이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등판인 구승민이어도, 롯데가 주축 타자 손아섭-황재균-박종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어도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약한 라인업을 상대로 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어깨에 더 힘이 들어가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광현은 이 부담을 이겨냈다. 이날 경기 레퍼토리가 있었다. 첫 2개의 아웃카운트는 완벽히 잡고, 반복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1회와 3회 1, 2번 타자를 모두 잡고 아두치에게 안타를 내줬다. 2회에는 2사 2루 상황서 문규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박재상의 보살로 실점을 막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4회에도 2사 후 임재철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후 오윤석과 문규현까지 상대하며 투구수가 늘어났다. 투구수가 늘어나 힘이 떨어진 6회에는 최준석과 강민호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대위기를 맞이했지만 2사 1, 2루 상황서 대타 황재균을 삼진 처리했다. 김광현이라는 투수의 위압감에 결국 롯데 타자들이 찬스에서 적시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연패가 길었더라도, 단 한 번의 좋은 계기로 다시 반전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게 프로야구다. 그 반전은 에이스 투수의 압도적인 피칭 속에 완승을 거둘 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SK가 다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 일단 첫 퍼즐은 잘 맞췄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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