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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S' NC 수호신 임창민 "마무리 아니에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5-26 10:07 | 최종수정 2015-05-26 10:07


"제가 마무리는 아니니까요. 다들 기대하지 않아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죠."

NC 다이노스는 지난달 말 마무리 김진성을 잃었다. 4월 초만 해도 상위권을 달리던 NC는 연패에 빠지면서 순식간에 9위까지 추락했다. 마무리투수인 김진성이 등판할 기회는 적었고, 컨디션 점검차 마운드에 오른 4월 26일, 김진성은 투구 후 파울 타구를 쫓아가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SK 와이번스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펼쳤다. NC가 SK에 8대6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임창민과 김태군 포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28
현재 김진성은 롱토스를 하고 있다. 재활이 순조로워 당초 예상된 5~6주 재활기간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NC는 그동안 김진성의 공백을 느끼지 못했다. 대체 마무리투수인 임창민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팀도 탄탄해진 불펜 덕분에 25일 현재 단독 3위까지 올라왔다.

임창민은 1군에 올라오자마자, 김진성의 공백으로 마무리의 중책을 맡았다. 4월 22일 1군에 올라와 중간계투로 3경기에 등판하고, 곧장 클로저가 됐다. 팀 입장에선 필승조로 뛴 경험이 있는 임창민이 김진성을 대체할 최선의 선택이었다.

사실 임창민은 스프링캠프 때 선발 전환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독한 감기몸살에 컨디션 저하로 캠프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귀국했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했고, 다소 늦었지만 좋은 구위로 1군에 돌아올 수 있었다.

임창민의 1군행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당시 그는 2군에서도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고전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임창민의 머리에 강한 충격을 준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바로 한신 타이거즈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이었다.

임창민은 "1군에 올라가기 전, 오승환 선수의 열애설이 터졌다. 어떤 기사였는지 모르겠는데, 기사 안에 포함된 투구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공을 던질 때 허리는 고정돼 있고, 상체가 최대한 늦게 나가더라. 내가 원하는 폼이었다.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24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9세이브째를 올린 NC 임창민. 사진제공=NC다이노스
오승환의 사진을 본 이튿날 2군 경기에서 호투한 임창민은 곧바로 1군에 콜업됐다. 2군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는 그는 이렇게 고심하던 밸런스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하체를 이용하는 피칭을 하게 되면서 공의 위력은 배가됐다.


임창민은 어느새 9세이브로 세이브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임시 마무리'인데도 SK 윤길현, 삼성 임창용, 넥센 손승락에 이어 단시간에 세이브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새로운 보직, 중압감이 느껴질 법하지만 부담은 없었다. 그는 "마무리를 해보니까 참 좋은 보직인 것 같다. 마무리는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나오는 일이 많다. 점수차는 적어도 흐름이 넘어간 상황이 많지 않나. 팀에서 가장 고생하는 건 중간계투다. 마무리와 달리, 언제 나갈지 모르니 항상 준비해야 한다"며 마무리가 보다 편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모두가 기대하지 않은 투수였기 때문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중간이나 마무리나 부담은 되지 않는다. 마무리로 처음 나간 날은 6개월만에 타이트한 상황이라 조금 긴장이 됐는데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임창민은 아직 자신이 마무리투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진성의 빈 자리를 채울 뿐, 팀을 위해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팀 입장에선 내가 중간으로 가는 게 맞다. 진성이보다 내가 몸이 훨씬 빨리 풀리고, 불펜에서 많이 뛰었으니 현재 상황에서 내가 중간계투에 가장 적합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상대팀 감독들도 임창민에 대해 "볼끝이 좋다", "좋은 투수"라며 칭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트레이드돼 NC 불펜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임창민, 그는 마무리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고 다시 자기 위치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임창민은 "내가 마무리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심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위치에서든 공을 던지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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