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안방에서 참혹한 망신을 당했다. 한화 이글스 송은범이 선발로 나왔다가 겨우 1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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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송은범의 직구 최고구속은 147㎞까지 나왔지만, 그것 뿐이었다.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슬라이더나 커브 등 변화구도 마찬가지. 스트라이크존 코너를 공략하지도, 타자를 현혹하지도 못했다.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총액 34억원을 받은 FA투수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투구 내용이다.
선두타자 이명기에게 6개 연속 직구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은 송은범은 후속 박재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무사 1, 2루에서 3번 이재원에게 좌전 적시 2루타를 맞아 순식간에 2실점했다. 다음 타자 브라운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또 다시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에 앞서 폭투가 나와 이재원은 3루까지 갔다.
1사 1, 3루에서 정상호를 초구에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해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따낸 송은범은 김성현에게 1루수 쪽 땅볼을 유도했다. 1-2루 사이로 빠르게 바운드됐는데, 이날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회성이 이 공을 정확히 잡지 못한 채 2루쪽으로 구르게 만들었다. 이 실책을 틈타 3루 주자 이재원이 홈으로 들어왔다.
결국 송은범의 경기는 여기까지였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투수를 송창식으로 바꿨다. 결코 바라지 않았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경기 전 머릿속에 정리해 둔 김 감독의 계산은 산산히 무너졌다. 이날 송은범의 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27.00(⅔이닝 2자책)이다. '34억투수'의 초라한 실체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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