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은 'FA 먹튀' 하면 떠오르는 몇몇 선수 중 한명이다. 그러나 이젠 '투지', '노력'의 아이콘으로 인식될 것 같다.
그의 선수 생활이 끝났다고 모두가 생각했지만 그는 재기를 위해 노력했다. 1년간 무적 선수로 지냈지만 운동을 꾸준히 했고, 결국 지난해 테스트를 받고 옛 스승인 김경문 감독의 NC에 입단했다. 1군에 올라올 수 있을까 했지만 지난해 6월 4일 창원 넥센전서 1425일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주로 2군에 머물면서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7.20에 그쳤다.
모두가 이제 진짜 끝났다는 생각을 할 때 그는 다시 칼을 갈았다. 열심히 훈련을 했고, NC의 선발투수로 돌아왔다. 지난 6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서 선발 등판한 박명환은 5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예전처럼 150㎞로 윽박지르는 피칭은 아니었지만 최고 142㎞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와 함께 단단한 제구력으로 삼성 타자들의 혼을 뺐다. 몸쪽과 바깥쪽으로 제구가 된 공에 삼성 타자들이 제대로 정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1회말 2사후 채태인에게 안타를 맞은 뒤 4회 2사후 최형우에게 안타를 내줄때까지 9명 연속 범타처리했고, 이후 6회까지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6회까지 78개의 공을 던져 완투도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NC 김경문 감독은 더이상 무리시키지 않고 박명환을 쉬게해줬다.
이어나온 임정호 이민호 임창민이 승리를 끝까지 지켰고, 그는 102승을 거둔 지난 2010년 6월 23일 인천 SK전(5이닝 1실점) 이후 무려 1789일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전 승리는 지난 2007년 5월 19일 대구에서 승리한 이후 무려 2920일만이다.
박명환은 경기후 "감격스럽다. NC 다이노스 구단, 팬분들의 도움에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면서 "재활하면서 힘들었던 시간, 가족들이 힘들어 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도와주셨던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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