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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전 두산의 연습 베팅을 보면 김재호에게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스윙 역시 좀 다르다. 팔루 스루를 길게 가져가면서 헤드를 이용한 스윙을 한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다르다. 배트를 짧게 잡는다. 스윙을 간결하게 한다.
그는 비시즌동안 벌크업을 했다. 77~78㎏ 정도가 정상 체중이다. 하지만 85㎏으로 늘렸다. 두산 오재원과 마찬가지 이유다.
그는 전형적인 똑딱이 타자였다. 배트를 짧게 쥐고 날카로운 스윙을 휘둘렀다. 장타력은 부족했지만, 타율은 준수했다. 2013년에는 3할1푼5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 부진하면서 2할5푼2리에 그쳤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시즌 후반이 되면서 체력적으로 부족했다. 또 하나, 똑딱이 타자의 한계가 약간씩 드러났다.
김재호는 "공격을 잘하기 위해 몸무게를 불렸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김재호가 타석이 들어서면 외야에서는 전진수비를 한다. 타구의 비거리가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설정한 수비 시프트다. 실제, 타구의 비거리가 그리 많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확률상 좋은 타구를 만들어도 잡히는 경우가 많다. 안타를 만들 공간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날카로운 타구들이 외야에서 잡히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바뀐 몸무게와 스윙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다.
좋은 야구센스를 지녔지만, 한순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결국 실전에서는 예전과 비슷한 스윙 메커니즘을 갖추고, 서서히 바꿔나가려는 시도를 한다. 때문에 연습과 실전 스윙의 이원화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다.
김재호는 올 시즌 3할4리를 기록하고 있다. 유격수에 9번 타자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준수한 타율이다. 하지만 벌크업과 스윙 변화에 대한 열망은 멈추지 않는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