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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에이스 본색 되찾은 김광현과 체인지업 로망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5-09 10:16


SK 김광현은 지난 겨울 체인지업 연마에 힘을 기울였지만, 시즌 들어서는 그 구사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미완성의 체인지업을 무리하게 던질 필요는 없지만, 언젠가는 필요한시점이 오리라 믿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마침내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김광현은 8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3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지난달 7일 kt 위즈전 이후 5연승 행진.

최강 삼성 타선을 상대로 똑같은 왼손 선발 장원삼(7이닝 4안타 3실점 패전)과 치열한 투수전을 펼친 끝에 3대0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날 현재 7경기에 등판해 5승1패, 평균자책점 3.19, 40탈삼진을 기록중이다. 시즌 초 주춤했던 페이스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며 에이스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광현은 경기 후 "지난 게임부터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좋은 결과를 이어졌다. 맞춰잡는 것이 잘 됐다.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한 경우도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부활에 성공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페이스가 좋다. 지난 시즌 김광현은 7경기 등판 시점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올렸고, 2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던졌다. 다른 팀 에이스들과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 컨디션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주목할 것이 있다. 바로 체인지업이다. 김광현은 지난 겨울 체인지업 연마에 무척이나 힘을 기울였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체인지업을 익히려 했지만, 지난 겨울은 연습량과 의지가 남달랐다. 김광현은 일본 전지훈련서 "맞더라도 던지겠다. 그래야 안맞는 방법을 안다"며 체인지업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상진 투수코치가 "광현이의 경우 아래로 내리꽂는 스타일이라 체인지업 습득이 쉽지 않은 폼이다. 되는데까지 해보고 안되면 할 수 없고, 되면 좋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게 중요하다"며 김광현의 체인지업 연마에 힘을 실어줬다.

시즌 전 시범경기서도 끊임없이 체인지업을 연습했다. 첫 시범경기였던 3월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9개의 체인지업 가운데 2개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김용희 감독도 김광현의 체인지업이 점차 실전용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즌 들어서 김광현은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던 4월 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95개의 공 가운데 11개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러나 4월 7일 kt 위즈전에서는 101개 중 4개, 4월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88개 중 1개로 줄었다. 그리고 이날 삼성전에서는 114개의 투구수 가운데 체인지업은 한 개도 없었다. 직구 65개, 슬라이더 32개, 커브 14개, 포크볼 3개였다.


이날 좌타자를 상대로는 몸쪽 커브나 바깥쪽 슬라이더, 우타자에게는 빠른 공을 주로 결정구로 던졌다. 삼성 타자들이 좀처럼 배트중심에 맞히지 못했다는 점에서 김광현의 직구-슬라이더-커브 볼배합은 이상적이었다.

팽팽한 투수전, 공 하나하나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미완성'의 체인지업을 던질 필요는 없었다.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폭이 작거나 적당한 높이로 들어가면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긴박한 승부처에서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은 아직 아니다.

김상진 코치가 언급했듯 김광현이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만드는데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슬라이더와 커브, 두 가지 변화구만으로도 승부가 가능하지만 ,체인지업에 기댈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올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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