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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손해본다고만 생각하면 트레이드를 절대 할 수 없다."
프로야구 트레이드.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잔인한 일이다. 선수를 물건처럼 바꾸는 일. 여기에 서로 필요에 의한 것이다. 선수는 정든 팀을 떠나야 됨은 물론, '내가 쓸모없는 존재가 됐구나'라는 생각에 힘들어진다.
6일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가 4대3 대형 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한화는 지난 2011년 7억원의 계약금을 안기며 애지중지 키워온 좌완 유창식을 내줬다. 그동안 한화에서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유창식을 감쌌다. 언젠가는 잠재력이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 그동안 유창식에 대한 트레이드 문의도 많았다. 하지만 '보내서 잠재력이 터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쉽게 카드를 맞추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손해볼 상황 만을 생각하니, 결국 유창식이라는 카드로 당장 필요했던 부분들을 메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결단을 이번에 내렸다.
롯데 자이언츠도 마찬가지. 롯데는 2일 kt 위즈와 초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롯데 역시 그동안 보물같이 키워왔던 전도유망한 포수 장성우를 kt에 내주는 대신 투수 박세웅을 데려왔다. 강민호라는 걸출한 주전포수가 있는 가운데, 장성우의 활용폭이 떨어진다는 점은 수년 전부터 지적돼온 문제였다. 하지만 장성우라는 자신들의 카드가 너무 좋다보니 상대방에서 내세우는 조건들이 성에 찰리 없었다. 하지만 롯데도 큰 결단을 내렸다. 마운드 불안으로 시즌을 망칠 수 있기에 과감히 장성우를 보내는 대신 투수력을 보강했다. 이종운 감독은 트레이드 후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트레이드를 절대 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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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건의 트레이드 이전에도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가 이성열 허도환-양 훈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또 막내 kt는 LG 트윈스와도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윤요섭과 박용근 두 야수를 보강했다. 올시즌 kt와 한화가 중심이 돼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일단 야구판에 활력이 넘치는 자체가 긍정적인 일이다. 트레이드 하자마자 어느 팀이 승자냐라는 관측은 매우 가치없는 일이다. 그 효과는 차차 지켜보는게 맞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