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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은 과감했다. 승부처에서 주저함이 없었다.
3할4푼5리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김재호의 득점권 타율은 2할5푼이었다.
10구단 kt는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이날은 만만치 않았다. 선발 옥스프링에 이어 가장 믿을 수 있는 롱 릴리프 장시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의 공격 찬스가 무위로 돌아가면, 심리적으로 kt에 매우 유리할 수 있다.
김재호의 풀 카운드 상황. 김 감독은 두 명의 대주자를 동시에 기용했다. 1루 주자 최주환과 3루 주자 김재환은 괜찮은 타격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주루 플레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1루에는 허경민, 3루에는 정진호를 배치했다. 두 선수 모두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다. 두산의 좋은 백업을 확실히 이용한 효율적 전술.
병살타를 방지하면서, 김재호가 어떤 타구를 치느냐에 따라 3루 주자가 홈을 노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효과도 노리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kt가 약체라는 의식. 그 속에서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었다. 대주자 2명을 동시에 기용하면서, 벤치에서 '7회말이 승부처. 꼭 득점을 해야 한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부분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와 함께 집중력을 은연 중에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타석의 김재호는 결국 두 차례의 커트 이후 볼넷을 얻어냈다. 1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이 깨끗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3-1 두산의 리드. 확실한 승기를 잡는 장면.
결국 승부처에서 득점을 뽑아낸 두산. 2명의 대주자를 동시에 기용한 두산의 과감한 전술이 맞아 떨어졌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