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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박병호 해외진출? 팀도 수확 있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4-30 18:11


"병호가 이적한다고 팀에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는 올 시즌이 끝나면, 구단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뒤를 따라 꿈의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구단도 강정호 때와 마찬가지로 박병호의 해외 진출에 대해 최대한 돕겠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내비쳤다.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17대4로 대승을 거둔 넥센 염경엽 감독이 박병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7.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박병호를 관찰하기 위해 목동구장을 찾고 있다. 30일 목동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워싱턴 내셔널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스카우트들이 구장을 찾았다.

현장에 있는 감독은 어떤 생각일까. 30일 경기에 앞서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은 "내 입장에서 (박병호의 공백이)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팀에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홈런왕이 라인업에서 빠져 나가는데 왜 부담이 아니라는 것일까.

염 감독은 "당장 잃는 것도 있지만, 얻는 것도 있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목표 의식이 생긴다"며 "어린 선수들도 정호나 병호를 보면서 열심히 해서 7년 뒤에 해외 진출을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병호가 나가서 공백이 생기면, 그 자리에 또다른 기회가 생기는 것 아닌가. 지난해에도 구단에서 현장에 미리 얘기를 해서 정호가 나갈 것에 대비해 (김)하성이를 준비시켰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는 박병호의 이적이 강한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염 감독은 박병호 이후 1루수로 임병욱을 준비시키고 있다. 임병욱은 입단 당시만 해도 유격수 자원으로 보였지만, 김하성과 포지셥이 겹쳐 1루와 외야수 쪽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KIA와 넥센의 2015 KBO리그 주말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4회초 넥센 박병호가 KIA 스틴슨의 투구를 받아쳐 중견수 뒤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박병호.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8/
그는 "두 명이 같이 있으면, 한 명은 죽게 된다. 병욱이가 유격수로 성장하려면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그보다는 자리를 옮겨서 빨리 키우려고 했다. 방향을 틀어줘서 둘 다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임병욱은 올 시즌 경기 도중 대주자나 대수비로 들어가 1루 수비를 볼 때가 많다. 넥센은 임병욱에게 1루 외에 외야 수비 훈련까지 시키고 있다. 염 감독은 "병욱이는 지금처럼 경험을 하다가 2군에서 외야수로 실전을 뛰게 할 것이다. 그리고 감이 좋을 때, 다시 1군에 올려 쓸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막연히 크는 게 아니다. 계획 아래 훈련과 실전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사령탑의 머릿속엔 내년 시즌 라인업까지 그려져 있다. 박병호의 해외 진출, 유한준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이라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것이다. 넥센이 주축 선수들의 연쇄 이탈에도 강팀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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