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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의 세월, 이제야 보상받는 느낌이다.
이동걸은 2013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까지 그의 통산 1군 출전은 22경기에 불과했다.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이동걸은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당시 김응용 감독이 이동걸 영입을 주도했다. 지난해 9월 이후 3차례 선발 기회를 얻으며 가능성을 타진받았다.
물론 이동걸은 아직 한화의 핵심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꾸준히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동걸은 지난 25일 대전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마침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휘문고와 동국대를 거쳐 지난 2007년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4-6으로 뒤지고 있던 9회말 김경언이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려 역전승을 일구면서 이동걸이 구원승을 따냈다. 2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징계를 받은 이후 이동걸은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단다. 논란을 일으킨 선수가 1군에 남아있기는 힘들다고 걱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오히려 그를 감싸줬다. 이동걸은 "엔트리에서 1명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가 스타플레이어도 아닌데 기회를 주셨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면서 "(첫승이)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프로선수는 1,2군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첫승을 해서 기쁘다"고 했다.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동걸은 "팬들께서 이제는 알아봐주시는게 상당히 감사하다. 응원해 주시는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던지겠다"고 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