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논란 FA들, 계약 첫시즌 먹퇴는 없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4-24 09:42 | 최종수정 2015-04-24 09:42


두산의 새 식구 장원준은 4경기서 2승을 따냈다. 84억원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시즌 출발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먹고 튄다'는 의미의 '먹퇴.' 선수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지난 겨울 프로야구 FA 시장은 역대 최고의 몸값 경쟁이 일었다. 총액 80억원을 넘긴 선수가 3명이나 됐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84억원)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80억원) SK 와이번스 최 정(86억원)이 80억원대 계약의 주인공들. 여기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고 돌아온 윤석민도 KIA 타이거즈와 90억원에 4년 계약을 하며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윤석민도 사실상 FA 계약이었다. 이밖에 LG 트윈스 박용택(50억원), SK 김강민(56억원), 삼성 안지만(65억원)도 원하던 몸값을 받아내며 돈방석에 앉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계약 첫 시즌 출발이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선수는 윤성환. 윤성환은 23일 현재 다승(3승1패) 공동 1위, 평균자책점(1.44) 1위를 달리고 있다. 탈삼진 부문서도 28개로 넥센 히어로즈 밴헤켄과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투수 주요 3개 부문을 맹렬한 기세로 점령했다. 4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3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마운드 왕국 삼성에서 에이스나 다름없는 역할. 주무기인 커브의 위력이 배가된 느낌이다. 특히 제구력은 데뷔 이후 최고 수준. 25이닝 동안 볼넷을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도 다소 기복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4경기에서 2승을 챙겼고 4.13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24이닝 동안 10개의 볼넷과 1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위기를 벗어나는 노련미가 돋보이고, '이닝 이터'로서의 책임감도 눈에 띈다. 7이닝 투구를 두 차례 하며 모두 승리를 따냈다. 두산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9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9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잠실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FA로 데려온 투수다. 눈 딱 감고 맡기면 된다"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역대 야수 최고액을 기록한 최 정도 시즌 출발이 매우 좋다. 이날까지 18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SK에서 부동의 3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최 정은 특히 득점권 타율이 4할7푼4리(19타수 9안타)로 규정 타석을 넘긴 타자들 가운데 3위다. 그만큼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 정의 경우 부상만 조심할 경우 144경기로 늘어난만큼 생애 첫 3할-30홈런-100타점도 기대된다.

최고의 셋업맨 안지만 역시 삼성 불펜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날까지 벌써 8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80이다. 안지만-임창용의 삼성 필승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삼성이 안지만에게 65억원을 안겨줬을 때, 불펜투수에게는 지나친 몸값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던게 사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안지만은 지난 22일 NC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삼성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박용택은 이날까지 12경기에서 타율 3할4리, 4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박용택은 지난 1일 독감 증세로 1군서 제외돼 열흘간 휴식을 취한 뒤 돌아와 들쭉날쭉한 컨디션으로 애를 먹었지만, 22~23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22일 경기에서 솔로홈런을 포함해 2안타를 날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23일에는 3안타를 몰아쳤다.

윤석민은 KIA로 돌아올 당시 보직에 관해 여러 얘기가 나왔으나 결국 마무리를 맡았다. 뒷문이 늘 불안했던 KIA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날 현재 7경기에서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9이닝을 던져 10개의 안타 5개의 볼넷을 내줬다. 마무리 치고는 출루 허용이 많다. 그만큼 경기마다 기복이 있었다는 얘기다. 분명 KIA가 납득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매번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아직은 '90억원짜리' 마무리라는 말이 부담스럽다.

김강민은 시범경기서 무릎을 다쳐 현재 재활을 진행중이다. 베이스러닝을 하다 다친 것이니 운이 나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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