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구 투혼' 두산 마야,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4-09 21:13


두산 베어스의 마야가 니퍼트의 빈자리를 지우는 역투를 펼쳤다. 그리고 프로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마야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136구의 혼신의 역투. 3볼넷 8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수비를 마친 두산 마야가 관중석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9.
에이스 니퍼트의 공백으로 개막전 선발로 나선 마야다. 3월 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마야는 지난 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전투수가 됐다.

두산은 전날 4연패를 끊어내고 정확히 일주일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이날 경기는 두산에게 중요한 일전이었다. 연패 이후 다시 연승 모드로 접어드느냐가 달린 경기였다.

마야는 이날 같은 쿠바 출신으로 대표팀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의 시구 이후 자신의 경기를 시작했다. 올 시즌 프로배구 우승팀, OK저축은행의 시몬이 시구를 한 것이다. 우승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마야는 1회부터 승승장구했다. 장기인 날카로운 컷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가 통하면서 넥센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돌려세우기 시작했다.

2회초 1사 후 윤석민에게 볼넷으로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또다시 범타 행진이 시작됐다. 두산 타선이 3회말 선취점을 내며 1-0의 살얼음판 리드가 계속 됐다.

마야는 7회 2사 후 다시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두산 벤치에서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교체는 없었다. 마야는 윤석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마야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또다시 마운드를 방문한 투수코치를 만났다. 114구를 던진 상황. 마야는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고, 김하성을 1루수 앞 땅볼로 잡았다.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서 마운드에 오른 두산 김태형 감독이 마야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9.

9회에도 두산 벤치는 요지부동이었다. 마야는 선두타자 대타 임병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견제를 계속 하면서 주자를 신경 쓰는 모습. 서건창의 타구가 1루수 앞으로 향했다. 1루수 고영민은 2루로 송구해 주자 임병욱을 잡아낸 뒤 1루에서 다시 송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서건창과 고영민이 충돌하며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서건창은 세이프, 부상으로 대주자 김지수로 교체됐다. 1사 1루. 이택근의 유격수 앞 땅볼 타구는 느려서 병살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았다. 2사 2루, 유한준과 마지막 승부. 마야는 3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마야는 지난해 6월 2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프로야구 통산 11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NC 다이노스 찰리에 이어 12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찰리가 외국인 선수 최초, 마야는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볼스테드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마야는 첫 시즌 11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4.86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재계약에 성공했고, 올해 니퍼트 대신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프로 통산 12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마야는 지난해 8월 24일 잠실 NC전과 9월 13일 부산 롯데전에서 115개의 공을 던진 적이 있다. 이날은 대기록이 달려 있어 강판되지 않고 계속 해서 공을 던졌다. 대기록까지 던진 136개의 공, 마야는 마지막 삼진을 잡고 포효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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