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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풀리지 않던 숙원이 해결될까.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이상화의 2차례 투구였다. 다음 선발등판에서 첫 승을 따낼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다음 경기에서도 크게 난조를 보이지 않고 가운데에 공을 꽂아넣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롯데의 토종 선발 유망주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지는 경기에서의 등판, 그리고 불펜 투구에서는 좋은 공을 던진다. 그렇게 선발 기회를 얻는다. 그러면 떤다. 1회부터 흔들린다. 너무 잘던지려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경기 초반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늘 못던지면 선발 기회를 또 잃는다. 2군에 가면 어쩌나'라는 걱정에 공을 잘던질 수 없었다.
이상화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5선발 요원으로 10경기에 던졌다. 1승3패 평균자책점 9.33. 제구가 주무기인 투수가 마운드에만 오르면 새가슴이 됐다. 하지만 올시즌 이상화가 달라질 조짐을 보여줬다. 결국 야구에서 멘탈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 신임 이종운 감독은 구멍난 4, 5선발 자리를 메우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눈여겨봤고, 경쟁에서 이긴 선수들에게 성적에 관계없이 꾸준한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이상화는 이 경쟁에서 이겨냈고 선발 한자리를 차지했다. 이 감독은 "계속 지더라도 또 기회를 주겠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선수를 키우지 못한다"라고 얘기했다. 당연히 선수 입장에서 심리적 안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상화는 2006년 경남고 시절 이재곤과 함께 팀 원투펀치로 청룡기 교고야구대회 MVP를 수상했다. 당시 감독이 이 감독이었다. 2007년 하준호를 앞세워 청룡기 2연패를 차지했던 경남고였다. 이 감독의 전성시대를 열어준 장본인이었다. 이제 이 감독은 프로 첫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고, 이 감독은 그 때처럼 이상화와 자신이 최고로 우뚝 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