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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의 악연 SK 켈리, 이번에는 69구 헛수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4-02 21:04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켈리와 KIA 임기준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SK 켈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02

날씨와의 악연, 투수로서는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SK 와이번스 새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가 궂은 날씨 탓에 국내 데뷔전이 또 밀렸다. 2일 인천에서 열린 SK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우천으로 인해 1-1 동점이던 4회 직후 노게임이 선언됐다. 4회말 SK의 공격이 종료된 후 폭우가 내려 중단된 경기는 결국 38분을 기다린 끝에 무효가 됐다. 앞서 1회초 KIA 공격 후에도 비가 갑자기 내려 16분간 중단됐었다.

누구보다 이날 경기를 기다렸던 선수는 SK 선발 켈리다. 켈리는 4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국내 데뷔전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렸다. 그러나 궂은 날씨 속에 던진 69개의 공은 빗물과 함께 허사가 되고 말았다. 켈리는 최고 151㎞짜리 직구를 비롯해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자신있게 구사했다. 제구력도 일품이었다. 3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 4회 KIA 최용규를 16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돼 한 점을 줬지만, 전반적으로 신뢰를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날씨와의 악연은 시범경기 때 시작됐다. 켈리는 지난달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한파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실전 첫 무대를 다음 날로 미뤄야 했다. 정규시즌 들어서도 지난 1일 인천 KIA전 선발로 예정됐지만, 전날(3월 31일) 경기가 짙은 안개로 연기돼 김광현과 함께 등판이 하루씩 밀려 이날 다시 선발로 나서게 됐다. 하지만 날씨는 끝내 켈리의 바람을 외면했다.

켈리의 다음 등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69개의 공을 던진 까닭으로 다음 주나 돼야 다시 데뷔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SK는 3~5일 목동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 밴와트, 윤희상, 백인식을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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