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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을 기대해도 좋은 이유, 3-4선발과 왼손불펜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3-23 10:21


"왼손투수들이 좋아져 올 시즌 투수 운용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넥센 히어로즈는 창단 후 처음으로 시범경기를 1위로 마감했다. 11경기서 6승2무3패로 승률 6할6푼7리. 사실 시범경기 순위가 큰 의미는 없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달라진 모습은 확실히 관찰됐다.


2015 출정식 행사 도중 팬들 앞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는 넥센 염경엽 감독.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5/
가장 눈에 띄는 건 마운드다.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 3.45로 롯데 자이언츠(2.78) NC 다이노스(3.38)에 이어 3위. 지난 시즌 넥센의 평균자책점은 5.25로 9개 구단 중 한가운데인 5위였다. 단순히 수치만 좋아진 게 아니다. 오히려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올 시즌 넥센은 2년 연속 홀드왕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시켰다. 한현희는 3선발로 합격점을 받을 만한 피칭을 선보였다. 3경기서 13이닝 4실점(2자책)으로 1승 평균자책점 1.38. 4선발 문성현도 3경기서 12이닝 3실점으로 1승2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5선발은 여러 후보군이 상황에 맞게 등판하기로 했다. 일단 외국인 선수 외에 믿음직한 선발투수가 없었던 넥센으로서는 확실한 3,4선발 카드를 발굴했다는 것만 해도 큰 소득이다.

여기에 셋업맨 한현희의 보직 전환으로 헐거워진 뒷문도 큰 걱정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까지 없다시피 했던 좌완 계투진이 생겼다. 3년차 이상민과 신인 김택형이 그 주인공이다. 이상민은 4경기서 3⅓이닝 무실점으로 2홀드 평균자책점 0, 김택형은 5경기서 5⅔이닝 1실점으로 1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2015 KBO리그 시범경기 SK와이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22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김택형이 SK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3.22/
넥센 염경엽 감독도 "이상민, 김택형 등 왼손투수들이 좋아지면서 올 시즌 투수 운용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특히 좌타자 상대로 좋은 왼손투수가 아니면, 그냥 실력 있는 오른손투수가 상대하는 게 낫다고 보는 그가 "이상민과 김택형 모두 좌타자는 물론이고 우타자와도 승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할 정도다.

왼손 불펜이 생기면서 넥센 불펜진은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좌완 이상민과 김택형에, 옆구리 투수인 김대우 마정길, 우완 정통파인 조상우 김정훈 손승락 등이 불펜에 대기한다.


염 감독은 부임 3년차를 맞아 "지난 2년간 타자 쪽은 어느 정도 올라왔지만, 투수 쪽은 아니다"라며 "투수만 놓고 보면 실패했다. 올해도 투수들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투수 쪽에서는 실패한 감독"이라고 말해왔다.

아직 시범경기지만, 절치부심한 그의 바람대로 마운드는 성장하고 있다. 강정호의 공백에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넥센이 지난해와 달리 마운드를 발판 삼아 높게 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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