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감독 고민, 필승조 어떻게 짜야하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3-17 10:16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불펜진 구성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우람이 돌아왔다고 하지만 김 감독은 더욱 탄탄한 수준을 원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시범경기 동안 "투수진이 가장 걱정"이라는 말을 반복한다. 물론 마운드는 김 감독만의 고민은 아니다. 다른 팀 사령탑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SK는 최근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이유가 투수진, 특히 불펜진에 있었기 때문에 김 감독은 여간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다. 선발진은 그런대로 구색을 갖춰놓은 상태다. 김광현이 잔류를 선택한데다, 지난해 9승을 올린 트래비스 밴와트와 새 외국인 메릴 켈리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윤희상도 부상에서 완벽히 벗어나 부활을 잘 준비하고 있고, 5선발 후보들도 풍부하다.

그러나 불펜은 필승조 짜기가 마땅치 않다. 2012년 30세이브를 올렸던 정우람이 돌아와 숨통이 트였다고 할 수 있지만 김 감독은 그를 당장 마무리로 복귀시킬 생각은 없다. 2년간 공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게 이유다. 최근 2년간 마무리를 맡았던 박희수는 지난 시즌 어깨를 다친 뒤 재활에 들어가 올시즌 전반기에 복귀하기는 힘들다. 결국 마무리는 윤길현이 낙점을 받았다. 그동안 SK의 대표 셋업맨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후반기 마무리를 맡아 7세이브를 올린 경험이 있다. 전지훈련때 햄스트링을 다친 윤길현은 대만에서 진행된 2군 캠프를 마치고 지난 10일 귀국해 16일 1군에 합류했다.

필승조의 축이 된 윤길현에게 마운드를 이어줄 셋업맨 후보로는 현재 정우람 문광은 전유수 등이 꼽히고 있다. 김 감독은 "윤길현은 지난해 후반기 마무리 올라가 제법 잘 해줬다. 전지훈련서 부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라면서 "정우람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타자를 상대할 때의 멘탈 측면도 괜찮아지고 있다. 마무리 투수 앞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정우람의 가세로 불펜 세팅이 완료됐다고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더 두텁고 안정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늘 좋은 컨디션의 투수를 찾으려 고민하고 있다"며 심정을 드러냈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났다. 김 감독이 지목한 셋업맨들의 활약상은 어떨까. 일단 2년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3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져 1안타 무실점을 기록중이다. 4사구가 한 개도 없고, 삼진만 5개를 잡아냈다.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발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정우람은 마무리를 맡기 전 통산 117홀드를 기록한 정통 셋업맨이다.

전지훈련서 선발 요원으로 분류됐다가 불펜으로 보직이 바뀐 문광은 역시 올시즌 희망을 엿보게 한다. 4경기서 3⅔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4사구가 없고, 삼진은 3개다. 전유수도 3경기서 3⅔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있다. 이밖에 진해수 이창욱 박종훈 박민호 등 다른 불펜투수들도 컨디션을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SK는 현재 5선발 자리를 놓고 백인식 고효준 여건욱 채병용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탈락자'가 불펜으로 옮기는데 그럴 경우 필승조 자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탄탄하게 짜여진 불펜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여기에서 시작된 김 감독의 고민이 줄어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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