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시작된 '김성근식 특타' 한화를 바꾼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3-15 13:07 | 최종수정 2015-03-15 13:07


"고칠 애들이 많아."

한화 김성근 감독의 첫 원정길, 역시 '김성근식 특타'가 빠질 수 없었다. 주장이자 팀의 4번 타자인 김태균까지 포함된 '특별 타격훈련', 창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1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김성근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3
한화는 14일과 15일, NC 다이노스전으로 시범경기 첫 원정길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전 마산구장에서 김 감독의 모습을 찾는 건 힘들었다. 김 감독은 이틀 연속으로 용마고등학교에서 선수들의 특타를 지휘했다.

14일은 김재현 타격코치와 정유철 지성준 등 어린 선수들 9명을 데리고 용마고에서 특타를 진행했다. 15일에는 김태균 김회성 등 주축 선수들을 포함해 8명의 선수들과 용마고로 향했다.

15일 김 감독과 함께 용마고에서 특타를 진행한 김종수 작전·수비코치는 "아침 8시 20분에 나갔다. 다들 부지런하더라"며 웃었다. 선수들 모두 일찍 기상해 훈련하는 상황은 익숙했다. 오히려 스프링캠프 때에 비하면, "편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날 특타에 참여한 선수들은 김태균 오 윤 김회성 박노민 황선일 장운호 이학준 송주호. 아침 7시에 잠에서 깬 선수들은 식사를 마치고 8시 20분에 차를 타고 용마고로 향했다.

김태균의 이름이 포함된 게 인상적이었다. 전날 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쳐서 였을까. 주전급, 그것도 팀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김태균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17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한화 김태균이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7.
하지만 특타를 마치고 온 김성근 감독의 말은 웃음을 안겼다. 김 감독은 "태균이 보고, 너 왜 왔냐고 했다. 등번호를 헷갈려서 62번 오준혁을 데려왔어야 하는데 52번(김태균의 등번호)을 적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침에 할 일이 없잖아"라며 특타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내 "고칠 애들이 많다. 원정에서 특타는 계속 될 것이다. 주전 말고 백업선수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타에서 있던 일화도 소개했다. 김 감독은 학교 담장 쪽에 그물이 없다면서 김태균의 타구가 자꾸 인근 주택으로 향해 한 아주머니가 항의를 왔다고 했다. 그는 "아주머니가 좌측이 아니고, 우측으로 치라고 하더라. 당기지 말고 밀라고 하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만약에 오늘 태균이가 잘 치면, 그 아주머니를 코치로 스카우트해야겠다"며 웃었다.

김태균이 타격훈련에서 자꾸 당겨치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었다. 김 감독은 농담을 섞어가며 밀어치는 타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1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한화 김성근 감독이 최진행에게 타격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다. 최진행에게 타격 자세를 알려주고 있는 김성근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3
다른 팀에게는 이색적인 일이 김 감독에겐 '일상'이다. 시즌 중에도 이러한 원정 특타는 계속 될 것이다. 이날 특타조에 포함돼 용마고에서 훈련한 외야수 황선일은 "잘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감독님이 같이 나오셔서 함께 몸을 푸시고 즐겁게 가르쳐주셔서 좋았다. 1인당 30~40분씩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새로운 한화' 만들기는 시즌 내내 계속 될 것이다. 김성근식 특타는 그 중 일부에 불과하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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