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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만 전달하는 통역은 필요없다.'
실제로 허들 감독은 '이방인' 강정호를 매우 호의적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날 훈련 때도 강정호의 다양한 훈련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예의 관찰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난 강정호에게 다가가 친숙하게 어깨를 두드리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통역을 거치긴 했지만, 단순한 코멘트만 전달한 것이 아니었다. 강정호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서로 이해하려는 특별한 노력이 뒤따랐다. 통역에게 '야구 용어'를 정확히 사용해서 강정호에게 본인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강정호의 말도 그대로 전해달라는 말을 한 것. 그런 모습은 훈련 후 강정호 및 임시 통역 직원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 포착됐다.
허들 감독은 이 긴 대화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다 정확한 통역을 위한 작업이었다. 단순히 언어를 통역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야구 용어를 정확히 사용해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함께 좋은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허들 감독의 철학이 담긴 말이다. 허들 감독은 "오늘 훈련 후에는 강정호에게 지금처럼 계속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서나 수비할 때 더욱 공격적으로 임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늘 이어지고 있는 '칭찬 릴레이'다.
이와 더불어 허들 감독은 강정호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 팀은 준비가 돼 있다. 지금보다 더 진화된 단계의 조직력과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최고를 향한 비전이 있다"면서 "우리는 배가 고프다.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고 했다. 내심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팀에 합류한 강정호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지금처럼 편하게 야구장에서 플레이하기를 기대한다. 함께 야구를 하고, 실력을 키워가는 지금이 강정호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시기이겠지만, 나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도 모두 기대되는 시기다. 강정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온 첫 번째 야수라는 걸 알고 있다. 우리는 강정호가 정말로 필요한 선수로 팀 안에 들어오길 바란다"며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브래든턴(미국 플로리다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