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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이유 있는 오버페이스와 박병호의 증언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2-27 09:09


"야수들은 페이스가 너무 빠른 것 같아요."

그동안 실전에 목말라서 일까. 넥센 히어로즈 타자들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염경엽 감독도 페이스가 너무 빠름을 인정했다.

첫 연습경기였던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7안타 12득점,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21안타 13득점을 올렸다. 스나이더와 김민성, 서동욱은 홈런맛을 보기도 했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훈련이 열렸다.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넥센 박병호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23.
사실 지난해에도 넥센의 빠른 페이스는 타구단의 관심을 끌었다. 넥센은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에서 몸상태를 완전히 끌어올린 뒤,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완벽한 실전 모드로 들어간다. 대부분 오키나와에서 이런저런 점검을 하는 팀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넥센은 시범경기 막판에나 맞춰지는 부분들을 일찌감치 마무리하는 것. 페이스가 다른 팀에 비해 길게는 한 달 가까이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염 감독의 철학과도 맞물려있다. 스프링캠프를 출발하기 전, 이미 시즌 때 선수들의 보직에 대한 구상을 마쳐 놓는다. 이를 아는 선수들도 자신의 활용도에 맞게 1차 캠프부터 준비를 한다. 미리 몸상태를 만들고 와 캠프 때는 기술적인 완성을 꾀한다.

결국 2월 중순 이후부터는 실전을 치를 수 있을 만큼, 바뀌어 있다. '자율 훈련'으로 잘 알려진 넥센과 염 감독이지만, 오히려 애리조나 캠프의 훈련 집중도는 높다. 공식 팀 훈련을 마친 뒤,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넥센과 염 감독의 새로운 실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 된다.


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펼쳤다.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28

실제로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린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는 "그 부분은 우리 팀만으로 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러한 페이스로 시즌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다른 팀과 비교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몸상태가 70~80% 정도 되는 것 같다. 이건 우리 팀의 장점이다. 효율적인 연습으로 피로누적이 덜하다"며 "선수들끼리 100% 컨디션을 만드는 건 좋지 않다고 얘기한다. 100%에 가면 다음엔 떨어진다. 80% 정도로 끝까지 가자고 한다. 기복 없이 가는 게 목표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풀타임을 뛴 선수들은 이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캠프 때부터 지나치지 않고 효율적인 훈련으로 빠르게 몸상태를 끌어올린 뒤, 이를 최대한 길게 가져가는 것이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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