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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두 가지 숙제를 들고 지난달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나는 선발 로테이션의 빈 자리를 채울 선수를 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전 야수와 비주전들의 실력차를 좁히는 것이었다.
그는 숙제 하나는 어느 정도 해결한 듯 보였다. "감독으로서 기분이 좋다. 처음 기대했던 젊은 선수,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연습을 통해서이지만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올라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무적이다. 2015시즌은 게임수(144경기)가 많기 때문에 선수층이 두터운 게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베테랑 선수를 넘어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상문 감독은 이미 검증된 베테랑 야수들인 이병규(7번, 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에 대해선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아프지만 않으면 자기 몫을 해주는 타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양 감독의 초점은 백업들에게 맞춰 있다. "우리는 기존 베테랑들과 젊은 백업들의 경기력 차이를 줄이는 게 숙제다. 그런데 1차 캠프에선 정의윤 최승준 채은성 김용의 등의 타격이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좋아졌다." 그는 아직 실전 게임 테스트가 남아서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야수들에 대한 걱정은 어느 정도 해소한 것 같았다.
양상문 감독은 선발 투수 공백 문제에 대해선 신중했다. LG는 선발 투수진이 어떻게 버텨주느냐가 시즌 초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2014시즌을 마치고 선발 류제국(무릎)과 우규민(고관절)이 수술을 받았다. 류제국은 5월 중순, 우규민은 빠르면 시즌 시작에 맞출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둘이 없다고 생각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선발 루카스 하렐(등록명 루카스)과 헨리 소사 그리고 우규민이 합류한다고 치더라도 두 명의 선발 투수를 더 골라야 한다.
양 감독은 "아직 선발 투수는 모르겠다.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해보고, 또 부담이 생기는 시범경기를 해봐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 아직 공백을 누구로 채우겠다고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LG 좌완의 미래라고 말한 임지섭은 어떤 상황일까. 그는 "어떤 날은 좋고 어떤 날은 안 좋고, 왔다갔다한다. 오키나와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릴텐데 3~4경기를 보면 평균이 나올 것이다. 그 평균치를 갖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지섭은 임정우 장진용 정찬헌 김광삼 유경국 등과 함께 선발 후보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지난 9일 NC 다이노스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 호투한 우완 유경국에 대해선 "부담이 되는 첫 경기였는데 불펜에서 보다 실전 경기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점을 높게 평가한다. 아직 속단은 금물이다. 더 기회를 주고 평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대만에서 2군 전지 훈련을 시작한 선수 중에서 오키나와로 불러 올릴 선수는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동수 2군 감독이 보내올 선수 평가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대만 2군 캠프는 19일 첫 연습경기를 갖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