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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놓을 수 없다. 방심하면 큰일난다."
그런데 이런 한편으로는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몸이 아니라는 질책성 의미도 담겨 있었다. 김성근 감독(73)은 고치 캠프에서 실전 위주의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그런데 실전 훈련에 100% 참가하지 못하면 평가의 의미가 없다. 그래서 아예 몸을 제대로 추스르라며 오키나와로 보낸다. 스프링캠프가 막 시작된 지난 1월17일에 곧바로 투수 배영수와 송은범을 오키나와로 보낸 것이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조인성의 케이스는 약간 다르다. 등쪽의 담 증세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사실 이 정도로 오키나와 재활캠프까지 보내는 건 의외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등쪽의 담 증세는 매우 흔한데다가 비교적 경미한 부상이기 때문. 쉬면 회복된다. 게다가 이제 일주일후면 고치 캠프도 마무리된다. 15일에 다같이 오키나와로 훈련지를 옮겨 본격적인 연습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렇다면 굳이 조인성을 오키나와로 먼저 보낼만한 이유는 찾기 어렵다. 질책성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인성의 생각은 '방심하면 안된다'에 맞춰져 있다. 워낙에 김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언제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긴장하는 것이다. 조인성은 "지옥훈련을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잠깐 들면서도 금세 또 긴장이 됐다. 사실 내가 확실한 주전포수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회를 놓치면 큰일이다. 여기(오키나와)에서도 변함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했다. 40세의 베테랑도 자기 입지에 대한 걱정을 놓을 수 없는 곳. 감독의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또 다른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곳. 한화 스프링캠프의 흔한 심리상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