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저 모건(35)은 '독수리 군단'의 날카로운 부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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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건은 한국 리그에 처음으로 오는 선수다. 이미 합류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지난해 한화 외국인 선수 펠릭스 피에와의 재계약이 무산된 과정이 한화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개성이 뚜렷하고 파이팅이 강한 피에는 저조한 성적에 지친 한화 팬들에게 활력소를 주는 존재였다. 팬은 그와의 재계약을 원했다. 구단 역시 확실하게 재계약 의사를 가지고 협상을 추진했었다. 피에 또한 한화 잔류를 원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피에의 에이전트가 지나치게 무리한 조건을 내거는 바람에 결국 재계약이 최종 결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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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런 모건의 진가를 이미 알고 있었다. '조직'을 중요하게 여기는 김 감독이 문제요소를 갖고 있는 선수를 데려올 리 없다. 이미 요코하마 구단쪽을 통해 모건의 성격과 특징, 경기력 등에 대한 정보를 다 받고 나서 영입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요코하마 구단에서 착하다고 하더라. 수비력이 뛰어나 중견수로 쓸 생각"이라고 고치 캠프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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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게 모건을 품에 안은 김 감독은 일단 '수비력'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애초부터 '수비형 외국인선수'로 낙점했다. 포지션도 이미 중견수로 고정했다. 팀 수비력의 근간인 '센터라인'의 정점이다. 바꿔 말하면 모건이 잘 해줘야 팀의 수비력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뜻. 그만큼 모건의 역할이 중요하다. 홈런 20개 치는 것보다 외야 중앙에서 실책없이 잘 잡아주고,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진루를 막는 게 더 큰 가치를 지닌다.
더불어 모건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한화의 '약자 이미지'를 지우는 것도 필요하다. 야구는 '기싸움'도 중요하다. 그간 한화 타자들은 지나치게 순한 이미지가 있던 게 사실이다. 상대방을 그다지 압박하지 못했다. 그걸 지난해 피에가 어느 정도 바꿨다. 이제는 모건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T-세리머니'를 앞세워 승부욕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금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