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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있습니다. 무모한 자신감이 아닙니다."
김사율은 마무리 경험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구단 마무리 역사를 바꿨다. 2011 시즌 20세이브를 기록하더니, 2012 시즌 34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팀을 이끌던 양승호 감독의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김사율은 당시 "나는 야구를 못해 마무리 투수가 됐다"라는 말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선발로 뛰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어 불펜으로 옮겼고 우여곡절 끝 마무리 자리까지 잡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김시진 감독이 부임하며 자리를 잃었다. '마무리 투수는 강한 공을 뿌려야 한다'라는 김 감독의 지론과 김사율은 맞지 않았다.
사실 김사율은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다.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은 투수다. 그래서 마무리 투수감으로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많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김사율은 "아직 코칭스태프로부터 '네가 마무리를 맡아라'라는 얘기를 듣지 못해 조심스럽다"라고 말하면서도 "만약 내가 kt 마무리가 된다면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마지막 1이닝을 막는 마무리가 아닌, 감독님 말씀처럼 2~3이닝도 막을 수 있는 마무리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난 2년간 선발, 불펜을 오간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사율은 "선발로 던졌기 때문에 어느정도 많은 투구수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내 강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사율은 신생팀 kt에 합류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선수들끼리 어색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특별지명 선수들과 함께 사이판에서 같이 훈련을 하며 많이 친해졌다. 팀에서 어떤 고참 역할을 해야한다는 얘기들도 많이 나눴다"라고 밝히며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하다. 나도 팀 승리를 지킬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