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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석몰촉'
조 감독은 짧고 굵은 신년사를 통해 선수단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새해 건강하고 가정에 웃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조 감독은 곧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바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조 감독은 "선수단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중석몰촉'이라는 말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평소 박식하기로 유명한 조 감독이기에 사자성어를 이용했다는 것은 크게 이상하지 않은 일. 낯선 이 사자성어의 의미가 중요했다. 종석몰촉. '돌 가운데 화살촉이 박힘'이라는 뜻이다. 중국 전한 시대 '이광'이라는 장수가 호랑이를 발견하고,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화살을 재어 날렸다. 화살을 맞은 호랑이는 꼼짝하지 않았다. 이광은 호랑이를 살피기 위해 가까이 갔는데, 가까이 가니 호랑이가 아닌 바위에 화살이 꽂혀있었다. 깜짝 놀란 이광은 다시 바위를 향해 활을 쐈지만, 아무리 쏴도 다시 화살은 꽂히지 않았다. 즉, 온 힘을 다하여 일을 추진하면 놀라운 결과를 거둘 수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kt는 신생팀이다.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과 FA 선수 영입 등으로 전력을 보강했지만, 냉정히 말해 기존 1군팀들과 비교해 전력에서 앞서나갈 상황은 아니다. 이는 팀을 이끄는 조 감독이 누구보다 더 잘 안다. 이런 현실을 어느정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프로로서 현실을 인정하고 나약하게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조 감독은 "앞으로 어떤 환경이 만들어지더라도 우리는 극복해야 한다.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겠다"라고 밝혔다. 전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패기, 열정, 정신력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선수단 뿐 아니라 프런트를 향해서도 "이렇게 팀으로서 조화를 이루려면, 프런트 여러분도 선수단 지원을 잘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kt 김영수 사장은 "올해는 수원 kt 위즈의 해이다. 코칭스태프 이하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가 손꼽하 기다려온 1군 무대 데뷔가 눈앞에 다가왔다. 가슴 설레고 걱정도 된다"라고 말하며 "중요한 역사가 될 한 해이다. kt가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할 시발점이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초석을 만들 사람들이다. 선수단이 열정으로 도전하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렇게 kt의 희망찬 첫 시즌이 시작됐다. 16일 일본 미야자키로 전지훈련을 떠나며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