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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다치고 끝까지 잘해낼 겁니다."
9200만원을 넘어 억대 연봉에도 진입할 수 있었던 페이스. 하지만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번트를 대다 손가락이 부러졌다. 한창 잘나가던 지난해 6월 24일 일이었다. 그렇게 그라운드를 떠난 뒤 9월 4일 1군에 돌아왔다. 약 2달 반 정도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롯데는 믿을 수 없는 부진에 빠지며 가을야구 싸움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문규현 공백 때문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분명 수비와 하위타선 안정감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게 77경기 2할8푼1리 27타점 33득점의 기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출전했던 경기들에서는 좋은 활약을 했었기에 본인 스스로도 어느정도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프로가 자신의 활약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연봉 뿐. 롯데가 이번 오프시즌 선수들에게 워낙 후한 대우를 해줘 문규현도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8500만원에 사인을 해야했다. 문규현은 활약에 대한 순도와 유격수로서의 수비 평가, 그리고 다른 부상이 아닌 경기 중 어떻게라도 주자를 보내기 위한 플레이를 하다 다친 점을 참작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떻게라도 빠른 치료 후 복귀하려 애썼다. 하지만 구단으로부터 "출전 경기수가 모자라 어쩔 수 없다"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아쉽지만 구단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렇게 사인을 했다.
하지만 문규현은 곧 "이제 연봉 협상에 대해서는 모두 잊었다. 무조건 죽기 살기로 야구에만 매달려야 한다"라고 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장이 됐다. 아리따운 신부 양혜리씨와 살림을 차렸다. 책임감이 몇 배다. 두 번째는 주전 유격수로서의 책임감이다. 박기혁이 FA 자격을 얻어 kt 위즈로 갔다. 신본기는 군에 입대했다. 무조건 문규현이 주전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사실상 풀타임 주전이 맞다. 문규현이 끝까지 버텨야 롯데의 5강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백업 자원은 오승택 정도다. 문규현은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 매년 백업으로서 시즌을 준비했던 절박한 마음으로 올해도 운동할 것"이라고 했다.
문규현은 "올해는 절대 다치지 않고 끝까지 잘해내겠다. 그래야 나도, 팀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팬들의 응원을 많이 받는 롯데의 유격수가 되고 싶다"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