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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확대 빈익빈부익부. 삼성웃고 KT울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1-14 09:36


◇지난해 11월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이승엽의 홈런에 기쁨을 나누는 류중일 삼성 감독.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05/

지난 13일 KBO는 이사회를 열고 1군 엔트리 확대를 결정했다. 현장(감독들)의 줄기찬 요구→단장회의의 부정적 기류→이사회(사장단) 전격 결정까지. 26명 등록에 25명 출전이었던 현 규정은 27명 등록, 25명 출전으로 바뀌었다.

엔트리확대는 빈익부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한 명의 가치가 팀마다 다르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 특히 투수자원이 많은 팀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2군에서 끌어쓸 선수가 부족한 팀들은 선수 가용인원이 한명 늘면 잃는 것은 없지만 상대가 더 강해질까 두렵다.

각 구단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애초부터 엔트리 확대에 각 구단 반응은 긍정, 부정으로 나뉘었다. 막판까지 엔트리확대가 불투명했던 이유는 1군선수 1명을 늘리면 구단별로 연간 5000만원 내외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향후 FA선수가 많아질 수 있고, 경기시간이 늘어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이중 경기시간 지연은 설득력이 없다. 쓸만한 투수가 많아지면 타고투저 현상이 줄어들어 점수가 덜 나고 경기시간이 오히려 단축된다는 류중일 삼성 감독의 지적이 맞다.

엔트리 확대의 핵심은 대타나 대수비(대주자) 요원보다는 투수자원이다. 감독들은 등록선수 중 전날 선발투수와 다음날 선발투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로 출장인원을 꾸렸다. 투수카드 하나를 더 쥐는 것은 선수를 기용하는 입장에서는 상황변수 대처능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플러스 요인이 확실한 팀은 마운드가 높은 삼성-두산-SK이고 KT-기아-한화-롯데는 상대적으로 손에 쥐는 것이 작다.

삼성은 피가로-윤성환-장원삼-클로이드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차우찬과 정인욱까지 선발에 가세할 수 있다. 1장 늘어난 카드는 중간계투진을 살찌우는데 적절하게 쓸 수 있다. 배영수와 권혁이 빠져나가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이나 SK도 확실한 선발카드를 가지고 있는 팀들이다. 두산은 니퍼트에 장원준을 FA로 영입한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장원준은 롯데보다는 좀더 짜임새 있는 타선에 광활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 여기에 엔트리가 확대되면 좀더 알차지는 중간계투진 덕까지 볼 수 있다. SK도 김광현-밴와트의 원투펀치 위력과 더불어 투수층은 평균 이상이다.


◇입단 선수 김사율-김상현 사이에서 웃음짓고 있는 조범현 KT 감독.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반면, 신생팀 KT는 외국인선수 옥스프링-어윈-시스코를 제외하면 선발진 구축도 힘든 상태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1명이 늘어난다고 해서 조합이 다채로워지기는 힘들다. 롯데나 기아, 한화 등 투수진으로 고민이 많은 팀들 역시 하나를 얻고 상대가 둘을 얻는다면 마이너스인 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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