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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박병호 아성, 올해도 굳건한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1-02 11:37 | 최종수정 2015-01-02 11:37


올해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의 홈런 아성은 굳건해 보인다. 박병호를 위협할 수 있는 타자로 최형우, 나성범, 최 정, 나바로, 테임즈 등이 꼽히지만, 홈런 능력에서는 차이가 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대구 2차전서 4회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박병호.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역대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는 이만수(1983~1985년) 장종훈(1990~1992년) 이승엽(2001~2003년)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2012~2014년) 등 4명 뿐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0년 단위로 걸출한 홈런왕이 등장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 가운데 최강 홈런타자를 꼽으라면 단연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8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국내 기록이 중단됐지만, 지난해 32개의 아치를 그리며 개인통산 390홈런을 기록했다. 이제 10개만 추가하면 대망의 첫 400홈런 고지에 오른다. 객관적으로 홈런 부문서 이승엽과 견줘볼 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

그러나 지난해 박병호가 52개의 홈런을 때리며 2003년 이승엽 심정수 이후 11년만에 50홈런 고지를 정복하자 그를 이승엽의 후계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아졌다. 박병호는 특히 2012~2014년, 3시즌 연속 홈런-타점왕에 MVP까지 거머쥐면서 이승엽에 필적할 유일한 선수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고투저가 기승을 부린 시즌이었지만, 50홈런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기록임이 틀림없다.

올해 박병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병호가 과연 지난 시즌 기세를 이어가며 4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오를 지 새해 벽두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경기수가 144게임으로 늘어나면서 박병호가 또다시 50홈런을 때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2년 연속 50홈런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를 144게임에 대입하면 58.5라는 숫자가 나온다. 즉 올해 58~59개의 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우에 따라서는 60홈런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박병호가 당분간 홈런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세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1986년생인 박병호는 아직 20대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은 타격에서 힘과 기술이 절정을 달릴 나이다. 또 박병호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전경기에 출전했다. 두 번째는 기술이다. 방망이를 돌릴 때 왼발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임팩트시 하체를 이용해 빠른 배트스피드로 가격하는 타법은 홈런 타자로 이상적이라는 분석이다. 공을 멀리 날려보내는 능력, 비거리 부문서 박병호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박병호의 마음가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침착한 성격이 타격 사이클의 폭을 작게 하는 대신 몰아치기에 능하게 만들었다.

올해도 홈런왕 1순위 후보는 박병호다. 토종 타자들 중에서 박병호를 견제할 수 있는 선수는 없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과 최형우, NC 다이노스 나성범, SK 와이번스 최 정 등 다른 거포들이 그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변수는 외국인 타자들이다. 올시즌에는 10개팀에 걸쳐 10명의 외국인 타자가 활약을 하는데, 박병호를 위협할 능력을 지닌 타자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NC 테임즈와 삼성 나바로, 넥센 스나이더 등 2년째 뛰는 타자들은 검증을 어느 정도 받았지만, 새 얼굴들은 적응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처음 한국땅을 밟는 타자들 중 kt 위즈 앤디 마르테를 빼면, 미국 프로야구 기록상 대부분 중거리 중심의 교타자 또는 수비 유형의 선수들이다. LG 트윈스 잭 하나한, 롯데 자이언츠 짐 아두치, 한화 이글스 나이저 모건 등이 그런 선수들이다.

프로야구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는 박병호의 아성이 올시즌에도 굳건해 보이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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