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그 야수를 꿈꾸는 강정호, 풀타임을 소화하기 위한 기본조건인 '체력'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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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강정호가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곁에서 지켜본 이지풍 코치는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시 적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162경기 풀타임을 뛰기에 체력적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강정호는 현재 97㎏ 가량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운동을 빠뜨리지 않은 탓에 지방량이 증가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강정호도 3년 전에는 80㎏대 초중반에 불과했다.
강정호의 신인 시절 사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강정호가 키워온 근력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체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실제로 강정호는 체중을 불린 지난 세 시즌 연속으로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는 적절한 휴식을 지원하는 염경엽 감독의 지원 아래 이 부분이 더욱 극대화됐다.
또한 그만의 '노하우'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이 코치는 "지난해 미국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야구 선수가 3시간 동안 경기를 치러도 선발투수를 제외하면, 18분 정도밖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선수 한 명이 움직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야구는 생리학적으로 매일 할 수 있는 스포츠"라며 "정호는 한국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162경기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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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평소 무조건적인 훈련량 증가 대신 훈련과 실전의 효율적인 체력 분배를 주장한다. 그는 "총알 100개를 갖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내일 전쟁터에 나간다고 훈련 때 80개를 쓰면 정작 실전에서 20개밖에 쓰지 못한다. 그걸 반대로 하자는 것이다. 훈련 때 20개를 쓰고 실전에서 80개를 쓰듯, 훈련량을 줄이면 체력적인 향상이 올 수 있다. 경기에서 그 파워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강정호 역시 이로 인해 효과를 봤다.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인한 벌크업, 그리고 경기에서 체력을 극대화시키는 효율적인 안배. 강정호는 체력을 만들고 쓰는, 두 가지 측면에 있어 '우등생'이다. 이 코치가 강정호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다.
그는 "정호는 근육량, 근력이 좋다. 야구에 필요한 체력은 더 뛰어나다. 또 여름에 덥고 어려울 때,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경기 전 훈련 등을 스스로 컨트롤을 한다. 미국과 같은 시스템에선 정호가 충분히 잘 적응하고, 잘 관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