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야구를 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전에 봤던 외국인 투수들이 계속 뛰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만 봐도 밴덴헐크(삼성 라이온즈), 니퍼트(두산 베어스), 리즈(LG 트윈스), 나이트, 밴헤켄(이상 넥센 히어로즈), 옥스프링, 유먼(이상 롯데 자이언츠), 레이예스(SK 와이번스), 에릭, 찰리(이상 NC 다이노스) 등 지난해 시즌 끝까지 뛴 19명 중 10명이 한국에 남았다.
올해 본 선수들 중 절반이 내년시즌에도 뛰게 됐다. 올해 외국인 재계약 대상자는 총 26명이었다. 이중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들은 총 13명이다. 정확히 50%의 재계약률이다. 12명이 계약한 상황에서 두산과 재계약 협상을 해왔던 니퍼트가 29일 150만달러라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에 사인하며 한국에서의 5년째 시즌을 예약했다.
50%가 넘는 선수들이 계속 한국에서 뛰는 것은 외국인 선수 뽑기에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98년부터 시작된 외국인 선수제도가 벌써 16년이 됐고, 그만큼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야구에 적합한 스타일의 선수를 찾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더라도 한국의 문화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실망스런 성적을 남기고 쓸쓸히 짐을 싼 선수들이 부지기수. 이름값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 구단들이 자세히 선수들을 보기 시작했다. 투수는 한국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운 구질들을 가졌는지와 제구력을 보고, 타자의 경우 한국 투수들이 잘 던지는 구질에 맞는 스윙 궤도와 스피드를 가졌는지를 본다. 여기에 타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성을 갖췄는지도 알아본다. 꼼꼼히 따져서 데려오다보니 조금씩 실패확률이 줄어들고 재계약 확률이 높아지는 것.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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