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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태양, 2015년이 진짜 승부인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12-23 12:37


한화와 삼성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이태양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13/

올해 한화 이글스는 여전히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거둔 소득은 있었다. 젊은 우완선발 이태양의 재발견이다.

2010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36순위 지명. 벌써 프로 5년차다. 하지만 지명 순위만 봐도 이태양이 신인시절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효천고를 졸업할 당시 이태양은 키(192㎝)는 훌쩍 컸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공도 가벼웠다. 입단 동기 안승민(3라운드 20순위)이 주목을 받을 때 이태양은 2군 무대에서 몸부터 다시 만들었다.

2013년이 돼서야 조금씩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이태양은 드디어 올해 자신의 잠재력을 뿜어냈다. 30경기에 등판(26회 선발),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이었다. 이태양은 선발 등판 횟수와 승수에서 사실상 올해 팀의 2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이런 활약 덕분에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돼 금메달 획득의 기쁨까지 누렸다.

하지만 아직 이태양이 완전한 궤도에 올랐다고 하긴 어렵다. 한 시즌의 활약만으로 선수의 기량을 평가하는 건 무리다. 적어도 두 세 시즌 이상 꾸준히 제 모습을 보여줄 때 진정한 선수의 능력치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은 이태양 스스로가 가장 정확히 알고 있다. 이태양이 겨울에도 운동을 쉬지 않는 이유다.

이태양은 "올해 확실히 제 공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건 맞아요. 입단 이후 계속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힘을 키운 덕분에 예전보다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거죠"라고 올해 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하지만 시즌 중반이 지나면서 그런 힘들이 다 사라져버렸어요.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부족한 탓이었죠. 내년에도 그런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운동을 많이 해놔야 할 것 같아요"라며 내년 시즌을 위한 계획을 공개했다.

명확한 목표, 그리고 그걸 이끌어 줄 스승이 있다면 힘든 훈련이 오히려 즐거울 수 있다. 요즘 이태양은 새삼 운동하는 게 즐겁다고 한다. 새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의 카리스마가 두려우면서도 자신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줄 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각오는 하고 있어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 저는 재활조라 훈련을 그리 많이 하진 않았지만, 동료들이 훈련하는 걸 보니 절로 긴장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운동선수가 훈련을 많이 하는 건 두려운 일이 아니죠. 오히려 기대가 됩니다." 이태양은 '김성근 식 지옥훈련'을 극복하면 자신이 한층 큰 선수가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더불어 이태양이 2015시즌을 기대하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두 명의 FA 투수 선배들 때문. 배영수와 송은범이 팀에 합류한 것은 이태양에게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선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인데다가 특히 이태양과 같은 우완 정통파이기 때문. 물론 디테일한 투구폼이나 투구 패턴은 전부 다르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경기를 운용하고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태양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태양은 "두 선배님의 배짱이나 마운드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법 등을 배우고 싶어요. 워낙에 큰 경험들이 많은 대선배님들이시니까 제가 잘 모시고, 옆에서 배워야겠죠. 어쨌든 선배님들이 오시면서 정말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라며 한껏 기대감을 밝혔다. 2014년에 살짝 떠오르기 시작했던 이태양, 과연 2015년에는 중천에서 환한 빛을 뿜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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