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를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으로 꼽는 선수들이 많다. 그해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한화는 1루수 김태균과 유격수 송광민, 외야수 피에가 후보에 올랐지만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KIA도 2루수 안치홍과 지명타자 나지완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LG도 투수 봉중근과 1루수 정성훈, 외야수 이병규(7번) 등 박용택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오지 않았다.
수상자가 확실한 포지션에선 특히나 참석자가 적었다. 2루수 부문은 수상자인 서건창만 참석했고, 유격수도 강정호를 제외하고 김상수(삼성)와 김성현(SK)이 오지 않았다.
여러 영화시상식을 보면 후보들이 5명정도 되는데 참석하지 않은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자신이 받을 것이 확실하지 않으면 들러리를 서기 싫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시상식은 아예 수상자만 부르기도 하고, 시상식에 오지 못한다고 하면 수상자를 바꾼다는 설까지 나온다.
이날 외국인 선수 중에 밴헤켄이 수상을 위해 날아왔다. 물론 넥센 구단 측이 비행기표를 제공해 준 덕분이었고, 수상이 유력했기에 왔겠지만 개인 사정을 들어 굳이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왕복에 무려 이틀이나 걸리지만 밴헤켄은 한국에 왔고 수상자로 참석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박용택은 많이 비어있는 후보자 좌석을 보며 "영화제를 보면 상을 받는 사람만 오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오늘 상을 뻔히 못받을 걸 알지만 (패션을) 신경써서 왔다"며 동료들의 인식 부족을 아쉬워했다.
야구선수들의 축제를 야구선수들이 업신여긴다면 누가 인정해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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